‘벌써부터 치열’...김보경과 기성용의 ‘웨일즈 더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5.09 11: 05

카디프 시티와 스완지 시티가 벌써부터 치열한 라이벌전을 예고하고 있다.
카디프 시티는 올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확정지었다. 카디프 시티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승격을 자축하며 수 만 명의 홈팬들 앞에서 성대한 카퍼레이드 행사를 가졌다. 김보경(24, 카디프 시티)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말춤까지 선보였다. 선수들을 보기 위해 거리로 쏟아진 수 만 명의 인파들은 일제히 말춤을 따라해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분위기가 너무 달아올랐기 때문일까. 웨일즈 온라인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행사에서 카디프 시티의 주장 마크 허드슨은 마이크를 잡고 “멍청한 블루버드야 우리가 간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어 허드슨은 홈팬들과 함께 스완지 시티를 비하하는 노래를 합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버드는 웨일즈의 라이벌 스완지 시티를 상징한다. 

이 사건을 담은 동영상은 전세계에 공개됐다. 당연히 스완지 시티의 귀에도 들어갔다. 스완지 시티의 수비수 게리 몽크(34)는 즉각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제대로 보고 들은 것이 맞나? 참 무섭기도 하다. 그래 붙어보자. 멍청이들은 여기 다 모여있네”라며 맞받아쳤다.
카디프 시티와 스완지 시티는 웨일즈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스완지 시티 역시 2006년 카디프 시티 홈구장에서 다른 팀과 경기를 치른 뒤 카디프 시티를 비하하는 언행을 해서 사과했던 과거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김보경과 기성용(24, 스완지 시티)이 소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팀 동료인 두 선수지만 EPL에서는 양보 없는 한판이 예상된다. 두 팀의 치열한 라이벌전의 열기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2006년 4월 1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박지성은 토트넘의 이영표와 붙었다. 이영표의 공을 빼앗은 박지성은 웨인 루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박지성은 영웅이 됐지만 이영표는 역적이 됐다. 이후 박지성이 이영표의 손을 몰래 잡아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냉정한 승부 뒤에 숨길 수 없는 뜨거운 우정이었다.
이제 다음시즌 김보경과 기성용에게도 비슷한 장면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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