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는 아쉬울 것이 없는 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6연패에 빠지며 지구 최하위로 처진 LA 다저스에서는 팀의 전략 유망주인 야시엘 푸이그(22)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이나 6연패 수렁에 빠진 다저스는 8일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13승19패, 승률 .406)에 머물고 있다. 지난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3연전에 이어 애리조나와의 3연전 중 첫 2경기도 모두 졌다. 투·타 불균형을 넘어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좀처럼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동일 지구 내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철저히 약하다는 것도 문제다.
미 언론들은 수비, 불펜 등도 문제지만 타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타선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저스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109점을 기록, 이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4위에 처져 있다. 팀 홈런(23개)도 14위다. 팀 타율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득점권이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 연결력도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 언론들은 지난해 큰 기대와 함께 영입한 쿠바의 특급 유망주 푸이그를 올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침체에 빠진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푸이그는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27경기에 나서 타율 5할1푼7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치를 높였다. 올 시즌 더블A 레벨에서는 21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8리, 5홈런, 17타점, 4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근 난폭 운전으로 체포되는 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푸이그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때문에 푸이그의 ‘콜업’ 시점은 최근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을 향한 단골질문이 되고 있다. 하지만 푸이그의 메이저리그 콜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한 매팅리 감독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당장 쓸 옵션으로 고려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매팅리 감독은 8일 애리조나 다이이몬드백스와의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앞서 푸이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직 생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제리 헤어스톤을 대신해 올라온 엘리안 에레라와는 극명하게 대비된 부분이었지만 매팅리 감독은 에레라의 멀티 포지선 수행 능력을 들어 “푸이그는 절대적으로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불러올릴 계획이 없다는 어투였다.
푸이그를 외면한 매팅리 감독은 8일 에레라에 이어 9일에는 포수 팀 페데로위츠를 올렸다. 매팅리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내야수가 많다. 벤치의 대타 자원이 필요했다”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라몬 에르난데스가 1루수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데로위츠도 타격에서 아주 신뢰를 가질 만한 선수는 아니다. 푸이그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구심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괴물 루키가 언제쯤 MLB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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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