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Z', 좀비를 좀비라 부르지 않는 이유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5.09 15: 59

좀비 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꼽히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월드워Z'가 정작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 프로모션에 좀비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브래드 피트가 직접 제작, 프로듀서, 주연까지 맡은 '월드워Z'는 어느 날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아 인류 사회가 마비되는 사태를 그린 재난 영화. 좀비들이 습격해 광장, 도로, 비행기 등을 초토화 시키는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이지만, 정작 영화의 보도자료 및 공식 발표 자료에는 '정체불변의 존재'로만 표현돼있다. 9일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개최한 15분 하이라이트 영상 시사회에서도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좀비라는 표현 대신 인류 대재난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좀비물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 이같은 선택은 다소 의외로 풀이되는 상황.

롯데 측은 좀비라는 표현이 '월드워Z'의 장르를 한정지을 수 있어 피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OSEN에 "좀비라고 표현할 경우, 기존 좀비 영화와 같은 작은 장르 영화로 보일 수 있어, 좀비 보다는 인류 대재앙에 포커스를 맞춘 액션 블록버스터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 속 좀비들은 기존 좀비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하다. 물린지 10여초만에 공격성 강한 좀비로 돌변하는 '월드워Z' 속 좀비는 머리로 자동차 창문을 깰 만큼 힘이 센데다, 사람들과 달리는 속도가 동일하며 자기들끼리 뭉쳐 탑을 쌓거나 좀비떼를 형성하는 등 입을 떡 벌리게 할만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좀비탑을 형성해 거대한 장벽을 넘어선 후 광장 속으로 날듯이 달려드는 좀비의 모습은 압권이다.
공포에 방점을 찍은 기존 좀비 영화보다 화려한 스케일로 승부하는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것. 원작은 전염병 사태를 거의 수습한 후 세계 각국의 살아남은 사람들을 취재하며 당시의 처절함을 회상하는 형식이지만 영화는 실시간으로 대재난을 묘사하면서 긴박감을 높였다.
이날 오픈된 영상에서는 평범한 날 오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좀비떼에 의해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와 광장이 순식간에 마비되는 순간부터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덮치는 좀비들, 2만피트 상공에서 비행기 승객들이 좀비의 습격을 받고 돌변하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월드워Z'는 현재 7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아이언맨3'에 이은 또 하나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6월2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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