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퍼거슨의 실패작...그도 신은 아니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10 13: 02

필드를 떠나는 세계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수많은 실패작을 낳았다.
맨유는 지난 8일(한국시간) 오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은퇴 결정은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최고의 딜"이라며 "최상의 전력을 갖춘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팀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맨유와 함께 이룬 업적만 보아도 퍼거슨 감독이 명실공히 최고의 명장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지난 1986년 맨유 사령탑에 올라 무려 27년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대회에서 38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와 연을 맺기 전 1974년부터 1986년까지 차지한 11개(스코틀랜드리그, 스코틀랜드 FA컵, UEFA 슈퍼컵 등)의 우승컵을 더하면 감독으로서 모두 49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그의 손을 거쳐간 스타들의 면면도 화려하기 그지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에릭 칸토나,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피테르 슈마이헬, 반 니스텔루이, 리오 퍼디난드, 웨인 루니, 로이 킨, 에드윈 반 더 사르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도 신은 아니었다. 지난 27년간 맨유를 이끌어오며 꽤 많은 실패작을 낳았다. 최근 퍼거슨 감독의 명성에 먹칠을 가한 대표적인 장본인으로는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을 비롯해 클레베르손, 오언 하그리브스, 동팡저우, 베베 등이 손꼽힌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베론은 지난 2001년 2800만 파운드(약 539억 원)의 경이적인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세계 4대 미드필더에 선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었기에 활약에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2시즌 동안 EPL 51경기에 출전해 7골로 부진했다. 이후 절반의 몸값에 첼시로 이적해 먹튀의 오명을 썼다.
2003년 650만 파운드(약 108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한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클레베르손(EPL 2시즌 20경기 2골)과 2004년 EPL에 입성한 중국의 동팡저우도 2008년까지 고작 1경기에 나선 뒤 방출돼 실패작 사례로 꼽힌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하그리브스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1700만 파운드(약 311억 원)의 이적료로 맨유에 적을 옮겼지만 유리몸이 문제였다. 4시즌 동안 EPL 28경기에 출전해 고작 2골을 넣은 것이 전부다. 퍼거슨 감독은 2007-2008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당초 선발 출격이 유력했던 박지성 대신 하그리브스를 내세워 국내 축구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참고로 당시 맨유는 첼시를 꺾고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노숙자 출신' 베베는 가장 최근의 실패작이다. 지난 2010년 740만 파운드(약 130억 원)을 들여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씁쓸함만 남겼다. 1시즌 반 동안 EPL 2경기에 출전한 뒤 지금은 베식타스(터키) 임대생 신분을 거쳐 리오 아베(포르투갈)에서 임대 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이외 미드필더 에릭 젬바젬바,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 '네덜란드 전설' 요한 크루이프의 아들 요르디 크루이프, 골키퍼 마시모 타이비, 수비수 윌리엄 프레이너, 공격수 다비드 벨리온 등도 퍼거슨 감독의 실패작 리스트로 거론되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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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팡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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