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확실히 드러나는 홍성흔 영입 효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5.10 07: 01

친정으로 돌아온 두산 베어스 홍성흔(36)이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왜 두산이 홍성흔을 원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해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홍성흔은 두산과 거액의 FA 계약을 맺는다. 4년동안 총액 31억원,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일곱살인 베테랑 타자 치고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시즌 초반 잠시 부진하던 그를 두고 의문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홍성흔은 조용히 성적을 끌어올렸다.
9일 현재 홍성흔의 성적은 타율 3할2푼1리(106타수 34안타) 2홈런 22타점 12득점.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그는 팀 내에서 이종욱(.342)에 이어 타율 2위를 기록하고 있고 타점 역시 김현수(23타점)에 이어 2위다. 4번 자리에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2경기 연속출루 기록은 덤이다.

홍성흔의 더 큰 장점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최소한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그는 좌투수 상대 타율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우투수 상대 타율 3할8리(65타수 20안타), 언더투수 상대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로 고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4번 타자가 특정유형의 투수에 약점을 드러내면 그 팀의 타선도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주자가 있건 없건 자기 타격을 한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3할1푼1리(45타수 13안타)로 나가서 찬스를 만들어 주고, 주자가 있으면 타율 3할2푼8리(61타수 20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3할5푼(40타수 14안타)으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홍성흔이 중심타선에서 무게를 잡아주니 두산 타선은 더욱 강력해졌다. 홍성흔이 연이틀 3안타를 친 8일과 9일 경기에서 두산은 각각 12득점과 11득점을 올렸다. 홍성흔의 활약에 앞 타선인 김현수와 바로 뒤의 최준석도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8일 기록적인 역전패에도 9일 두산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홍성흔은 동료들에게 "어제 무슨일이 있었냐"면서 "저 쪽은 월척을 낚았다면 우리는 얼척이 없었다(어이 없었다)"는 말장난으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그러자 두산 선수들은 한결 편해진 얼굴로 경기 전 훈련에 임했다.
성적에 리더십까지 다 갖춘 홍성흔, 왜 두산이 자신을 선택했는지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두산은 확실히 홍성흔 영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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