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VS 왕저린’ 韓-中 대표, ‘진격의 거인’ 맞대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5.10 06: 59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거인들이 인천으로 진격한다.
제3회 동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가 오는 1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막한다. 오는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우리나라는 윤호영(29), 박찬희(26) 등 상무소속 국가대표 1진 멤버와 김종규(22, 경희대), 이종현(19, 고려대) 등 대학생스타들이 합류했다. 실질적인 1.5군이다.
개최국 한국은 일본, 대만, 마카오와 A조에 배정됐다. 라이벌 중국은 B조에서 몽골과 홍콩과 상대한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과 중국은 결승에서 만날 것이 유력하다. 중국의 선수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바로 최연소로 참가하는 왕저린(19, CBA 푸젠성)이다.

왕저린(215cm)은 이지안리안(29, 213cm, 광동)의 대를 이어 NBA진출이 기대되는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다. 그는 지난해 세계최고 유망주들과 미국고교 올스타가 한 판 붙는 ‘나이키 후프서밋’에 유일한 아시아선수로 참가했다. 왕저린은 올해 NBA드래프트 상위지명이 확실시 되는 미국대학농구 최고센터 널린스 노엘(19, 켄터키대학, 211cm)을 상대로 13점, 14리바운드를 따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종현과 왕저린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둘은 2010년 U16 아시아선수권에서 처음 만났다. 왕저린은 우리나라와의 결승전에서 27점, 19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경복고 1학년이던 이종현(206cm)은 14점, 4리바운드에 그치며 103-80으로 우승컵을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둘은 지난해 U18 아시아선수권에서 또 붙었다. 예선에서 중국과 만난 한국은 이종현이 19점, 9리바운드로 분투했지만 왕저린에게 33점, 15리바운드를 허용했다. 결국 한국은 연장에서 102-107로 졌다.
두 팀은 대회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한국은 종료 39초전까지 이종현의 자유투로 3점을 앞섰다. 하지만 막판 실책으로 아쉽게 91-93으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결승에서 24점, 7리바운드, 4블록슛을 올린 이종현은 대회 베스트센터로 뽑혔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자는 30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왕저린이었다.
대회가 끝나고 이종현은 “키가 작은 설움을 느꼈다. 두 경기 모두 안타깝게 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웠다. 왕저린에게 리바운드나 득점을 너무 많이 내준 것 같다. 수비적인 면에서 내 스스로의 플레이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다짐했다. 그만큼 왕저린의 존재는 이종현의 성장에 큰 자극이 되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두 선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성인국가대표에 뽑힌 이종현은 올림픽예선을 경험했다. 이어 고려대에 입학해 성인무대까지 평정했다. 이종현이 버틴 고려대는 현재 10연승 무패행진으로 대학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종현은 평균 16점(9위), 9.7리바운드(4위), 3.4블록슛(1위)의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대학무대서 이종현과 견줄 선수가 김종규 뿐이라 기량향상에 한계가 있다.
왕저린은 2012년 중국대표팀에 막내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중국프로농구리그(CBA)에 뛰어들었다. 그는 신인임에도 푸젠성의 주전으로 뛰며 20.3점, 1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상동의 외국선수 잭슨 브로만(10.4점, 9.1리바운드)보다 좋은 성적이다.
이종현과 왕제린은 앞으로 10년 이상 국제대회에서 자웅을 겨룰 숙적관계다. 최근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는 이종현은 “포스트업에서 훅슛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국내에는 장신선수가 없지만 국제대회 골밑에서 득점을 하려면 보다 세밀한 기술을 연마해야한다”며 땀을 쏟아냈다.
한국과 중국의 거인들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농구팬들은 오랜만에 안방에서 국제대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jasonseo34@osen.co.kr
이종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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