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릎팍’ 샘 해밍턴의 아픔..항상 웃고 있어 몰랐습니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5.10 07: 51

TV에서 항상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고 엉뚱한 모습을 보이는 방송인 샘 해밍턴에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가정사가 있을 줄은 몰랐다.
샘 해밍턴은 지난 9일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가 아버지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렵게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샘 해밍턴은 눈물을 흘렸다.
샘 해밍턴의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는 그가 7~9세쯤. 이에 샘 해밍턴은 부모님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생활했다. 그러던 중 호주 생활을 힘들어하던 아버지가 뉴질랜드로 떠났다.

샘 해밍턴은 “그렇게 아버지와 떨어져 살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나한테 할 말이 있다면서 이혼한 이유를 털어놓았다”며 “어머니는 아버지가 동성애자라서 이혼했다고 했다. 그 얘기 들었을 때 배신감이 너무 컸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는지 그럴 거면 나를 낳지 말든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꼴 보기 싫었다.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특히 샘 해밍턴은 어머니의 상처가 또 한 번 자신을 힘들게 했다. 어머니가 아버지 말고는 사랑한 남자가 없었다고 한 것. 샘 해밍턴은 “어머니가 여자로서 어떤 배신감을 느꼈을지 생각이 들더라.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너무 큰 배신감과 분노에 아버지에게 가장 기분 나쁠 수 있는 얘기를 담아 독설의 편지를 보낸 샘 해밍턴은 “아버지를 피해자로 만들고 싶었다”며 “어린 마음에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나도 동성애자가 아닌가 헷갈리기까지 했다”고 혼란스러웠던 학창시절을 고백했다.
그러나 샘 해밍턴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아버지를 이해하고 화해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한 뒤 아버지와 살았다. 샘 해밍턴은 “나중에 아빠한테 동성애자지만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사는 거 싫다고 했다. 그런데 (의지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 너무 미안했다. 무릎 꿇고 사과하고 싶었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안타깝게도 아버지와 행복했던 시간이 오래가지 못했다. 몇 년 뒤 어머니의 생일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화해를 했다는 소식에 크게 기뻐했지만 그 생일날이 아버지를 본 마지막 날이 됐다. 1년 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것. 샘 해밍턴은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는데. 화해도 다 못했다. 이후 어머니와 나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힘든 일을 겪었지만 그런 아픔 때문에 남들을 웃길 수 있는 게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는 샘 해밍턴. 그는 이날 충분히 시청자들을 웃겼고 즐겁게 했다. 그만큼 샘 해밍턴 또한 행복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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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릎팍 도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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