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감독에게 전권이 있었는데…".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자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SK와 KIA가 송은범과 김상현을 맞바꾸는 대형 빅딜을 단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전력 보강이 시급한 한화는 잠잠하다. 물밑에서 카드는 맞춰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응룡 감독은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시장이 너무 뻔하다. 이것저것 따지면 트레이드는 안 된다. 우리 선수들이 다른 팀 가서 잘하면 어쩌나 하는 계산 같은 것 때문에 트레이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부메랑 효과'로 트레이드를 주저하는 프로야구 시장 분위기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김 감독은 "요즘은 감독 마음대로 트레이드가 안 된다. 감독끼리 합의해도 윗선에서 불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트레이드의 권한이 현장에서 프런트로 넘어간 점도 아쉬워했다. 과거와 달리 프로야구는 프런트의 힘이 세졌고, 감독의 권위가 약해졌다. 감독이 적극적으로 나서도 구단에서 주저하면 트레이드 자체가 어렵다.
이어 김 감독은 "요즘 감독들은 욕심이 너무 많다. 트레이드에 있어서도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 선수가 다른 팀에 가서 잘해야 트레이드가 더욱 가치있는 것"이라며 "못 뛰는 선수를 다른 팀에 보내주면 사기꾼밖에 더 되겠나. 서로 주고 받은 선수가 잘해야 기분이 좋은 것"이라는 말로 현장의 감독들 역시 트레이드에 나서주기를 바랐다.
실제로 과거 김 감독은 전성기는 지났지만 힘이 남아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적극 활용했다. 김 감독은 "한대화가 트레이드 이후 LG를 우승시켰고, 김일권도 도루왕하며 잘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선수가 아깝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고. 오픈 마인드가 되어야 서로가 원하는 전력 보강을 잘 이룰 수 있다는 게 김 감독 생각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최근 프로야구에는 '윈윈 트레이드'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넥센과 NC가 지난달 송신영과 박정준이 포함된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한 후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고, 송은범-김상현을 맞바꾼 SK와 KIA도 평가는 이르지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상승 계기를 마련했다.
김 감독도 이 같은 트레이드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안다. 김 감독은 "아시다시피 트레이드는 선수가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선수들 사이에서 자극이 되고 분위기가 쇄신될 수 있다"고 효과를 역설했다. 그 예로 김 감독은 삼성 시절 SK와 단행한 6대2 대형 트레이드를 들었고, 마해영을 영입해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점을 강조했다. 효과가 대단했다.
김 감독은 "그때는 감독에게 전권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하위권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화가 과연 트레이드를 단행할 수 있을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