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태원, "LG 시절 건방 버렸다, 절실함 무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10 10: 41

"태원아, 오늘 네가 먼저 나간다. 태양이랑 잘 준비해봐". 
지난 9일 창원 마산구장. 한화와 홈경기를 앞둔 NC 김경문 감독은 포수 장비를 차기 위해 덕아웃에 들어온 포수 이태원(27)에게 선발 출격을 명했다. 갑작스런 통보에 이태원의 가슴은 덜컥하고 내려앉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선발 출전, 이태원에게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9번타자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태원은 깜짝 활약을 펼치며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1회초 수비에서부터 한화 한상훈의 2루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출발하더니 4회 중전 적시타에 이어 7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3타수 2안타 2타점에 한화 타선을 3점으로 막는 투수리드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이태원은 NC에서 새로운 인생 역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충암고-동국대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3순위로 NC에 입단한 이태원은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1년 만에 상무에 입대했다. 그러나 상무에서도 1년을 보낸 뒤 불가피한 일로 나머지 1년을 일반병으로 복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사이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게 지난해 4월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태원은 야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제대 후 NC에서 트라이아웃 기회를 잡았다. 장충고 감독 시절 충암고 포수 이태원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유영준 NC 스카우트가 다리를 놓았다. 테스트를 본 김경문 감독도 이태원의 입단을 허락했다. 
이태원은 "어려울 때 NC에서 손을 뻗어주셨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부분을 감독님께서도 좋게 보신 것 같다"며 "트라이아웃을 할 때에는 창피하기도 했지만 절실함이 더컸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절실하던 지난 가을을 떠올렸다.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도 그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었다"고 마랄 정도로 절실했다. 
LG의 적잖은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성한 이태원은 그러나 '성실하지 못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는 이 같은 평가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게 인정했다. "LG 시절 성실하지 않았다. 건방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놓은 이태원은 "핑계를 대자면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서울팀에 나름 주목받으며 입단하다 보니 정신을 못차렸던 때였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는 "LG 시절과 다르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항상 뛰어 다니며 파이팅을 불어넣으려 한다. 감독님께서 좋아하시는 부분이 뭔지 알고 있다"며 "LG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건방짐 대신 절실함으로 무장한 이태원이 NC 포수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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