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마지막 방송, 차분했던 MBC와의 '안녕'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5.10 09: 18

방송인 손석희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하차하고 종합편성채널 JTBC의 보도부문 사장직으로 자리를 옮긴다. MBC의 상징 중 하나였던 손석희는 10일 오전 차분하고 침착하게 마지막 방송을 끝냈다.
손석희는 이날 방송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마지막 방송이 됐다"며 "인사는 마지막에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손석희는 평소와 같은 진행을 이어갔다. 간혹 출연자들이 마지막 방송임을 언급했지만, 손석희는 한 마디 정도 거들 뿐 별다른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말과 말'이라는 방송 중간 코너에서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앨릭스 퍼거슨 감독의 '퍼기 타임'에 대해 언급했다. 멘트 말미 그는 "제가 '시선집중'과 함께 했던 시간은 13년의 세월이었다. 그리고 이제 제게 주어진 추가 시간은 약 40분이다"라고 말했다. 손석희는 방송 내내 차분하고 침착하게 진행했지만, 이 멘트를 하는 도중에는 조금 울먹이며 섭섭함을 비치기도 했다.

결국 1시간 45분 가량의 마지막 방송이 모두 지나가고 손석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남았다. 짧게 인사드리려고 했는데”라며 머뭇거리는 듯 입을 뗐다. 그는 “30년 동안 문화방송을 떠나 새출발을 하려한다”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시선집중도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 그것이 제가 지금 이 시기를 택한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처음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하던 그는 “쉼 없이 달려왔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며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13년은 소중한 시간이었고, 청취자 여러분은 저의 모든 것이었다”면서 청취자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담담하게 시작했던 조금은 감정적으로 손석희는 진심을 담아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손석희는 "평소 아침에 마이크를 떠나는 것처럼 떠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13년 동안 매일 그 자리에 있었던 '손석희의 시선집중' 그리고 30여년간 몸 담았던 MBC를 떠났다.
손석희의 마지막 방송에 수많은 청취자들의 아쉬움이 쏟아졌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손석희의 시선집중' 홈페이지에는 "마지막 인사를 듣다가 울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하다", "항상 출근하며 듣곤 했는데, 그리울 것 같아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손석희는 지난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후 2006년 퇴사했다. 이후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시사토론프로그램 ‘백분토론’과 라디오 ‘시선집중’을 맡아왔다.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하던 ‘백분토론’에서 하차한 후 현재까지 ‘시선집중’만을 진행해왔다. 손석희는 라디오 하차와 함께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직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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