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미국 하버드대학교 학생들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2시간을 만들었다.
싸이는 9일 오후 6시 30분(이하 현지시간)부터 하버드 대학교 내 메모리얼 처치(Memorial Church)에서 강연을 가졌다. 강연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 싸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고 자주 박수, 환호가 쏟아졌다. 강연을 마치고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도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이날 싸이는 골칫덩어리였던 학창시절부터 한국에서 13년 간 가수로 활동하며 겪었던 에피소드까지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망라해 들려줬다. 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로 미국 시장에 진출, 해외 여러 국가를 돌면서 느낀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국제적인 가수가 되는 걸 기대하거나 꿈꾸지 않았다. 내 나라에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스타일'은 사고(Accident, 액시던트)였다. 어떤 노래가 붙어도 안된다. 나는 액시던트를 더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싸이는 미국 진출 후 기억에 남았던 일로 마돈나, MC해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꼽았다. 그는 "특히 마돈나는 프로페셔널했다"며 "무대 위에 누워서 '하이, 허니'라고 말하는 모습, 그리고 무대 위에서는 내 몸 어디든 손을 대도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자신의 강연을 찾아준 학생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비빔밥을 선물했다. 그는 "시간을 내 줘 정말 고맙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비빔밥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음식이다"고 말했다.
한편 싸이의 강연이 진행된 메모리얼 처치의 규모는 약 800석. 당초 싸이의 강연은 200명 수용이 가능한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응모에 1400여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메모리얼 처치로 장소가 변경됐다. 이 곳은 영화배우 세스 맥팔레인, 달라이 라마,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 등 유명 인사들이 강연을 펼쳤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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