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폭군' 이제동(23, EG)과 함께 유이한 이영호(21, KT)의 맞수로 평가받았다. 0-2 벼랑 끝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세 세트를 내리 따내는 짜릿한 역전을 일궈내며 '불사조'라는 애칭까지 얻었지만 갑작스럽던 은퇴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1년 뒤 다시 돌아오고 난 뒤는 리그의 간판 선수에서 팀의 주전자리를 차지하는 비교적 평범한 선수가 됐다. 여기다가 종목 전환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부침을 겪을 수 밖에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그가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불사조' 김정우(22, CJ)가 4년 만의 메이저 무대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김정우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강남곰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3 WCS 코리아 시즌1' 망고식스 GSL 챌린저리그 2라운드서 방태수(8게임단)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면서 3라운드에 올라갔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8게임단의 저그 에이스 방태수를 상대로 거둔 완승으로, 한 번의 불리함도 없는 소위 말하는 '코드S급'의 수준급 경기력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시작부터 강력했다. 특유의 난전 유도 능력과 강력한 압박으로 서전을 승리한 김정우는 두 번째 세트에서도 휘몰아치는 공격으로 상대를 넉다운 시켰다. 1, 2세트 도합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완승을 연출하며 메이저무대인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경기 후 김정우는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챌린저 리그 2라운드와 3라운드는 사실상 똑같다. GSL이나 스타리그 처럼 메이저무대인 프리미어리그 올라가고 나서 기뻐해야 할 것 같다"면서 "오랜 시간 개인리그서 모습을 못 보여드렸기 때문에 메이저 무대에 꼭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그 개편으로 인해 한국에서 열리는 WCS시즌 파이널1에 나서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서 그는 "아쉽게 못 올라가는 입장이었다는 안타까워 했겠지만 전혀 그런 입장이 아니다(웃음)"라며 "이번 챌린지리그 3라운드를 잘 준비해서 승격강등전 없이 메이저무대로 복귀하겠다"라고 앞으로 각오를 밝혔다.
은퇴 이후 1년간의 공백기와 복귀 이후 스타2로 전환하면서 겪었을 어려움에 대해 그는 "스타2에서는 프로토스전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자유의날개 시절과 달리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오고 나서는 어느 정도 기량도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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