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보다 많은 구원 이닝, 한화 마운드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10 13: 41

올해 한화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점 5.51로 9개팀 중 유일하게 5점대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지난 2009년부터 계속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였으니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한 가지 특이사항이 있다. 바로 선발 이닝보다 구원 이닝이 더 많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9일까지 시즌 30경기를 치렀다. 전체 일정의 23.4%로 아직은 시즌 초반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해도 구원 이닝이 선발 이닝보다 많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발진이 131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구원진이 무려 133⅓이닝을 던졌다. 
한화 선발진은 경기당 평균 4.4이닝으로 5회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선발진 평균자책점만 놓고보면 무려 6점대(6.39)에 달한다. 그나마 구원진이 5점대(5.09)로 막아내며 팀 평균자책점은 5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리그 최하위 기록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가장 큰 이유는 선발투수들의 난조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게 무려 14경기로 전체 경기의 절반 가까운 비율을 차지한다. 유창식(5경기)을 비롯해 대나 이브랜드(3경기)·김혁민(2경기)·김광수(1경기)·김경태(1경기)·안승민(1경기)·데니 바티스타(1경기)까지 7명의 선발투수들이 번갈아가며 5회를 버티지 못했다. 
그러나 단순히 선발투수들의 부진만이 전부는 아니다. 한화 벤치는 그 어느 팀보다도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을 가져가고 있다. 특히 선발투수에 있어 그렇다. 3실점 이하 선발을 6회 이전에 내리는 '퀵후크'가 무려 12경기에 달한다. 그 중 8경기가 5회 이전 3실점 이하 투수를 바꾼 것이다. 단기전을 연상케 하는 투수 교체 방식이다. 
김응룡 감독은 선발투수가 경기초반에라도 흔들리면 과감하게 교체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를 퀵후크로 내린 12경기에서 3승8패1무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구원투수들도 흔들렸고, 타선 역시 뒤집을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가면 팀은 그만큼 힘든 경기가 할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건 지금 방식으로 가다가는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경기에 나와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24⅓이닝을 던지고 있는 마무리투수 송창식을 비롯해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크다. 김응룡 감독은 "선발이 더 무너질까봐 바꾼다"고 했다. 하지만 선발이 흔들려도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4일간 휴식기를 통해 한화 마운드가 제대로 된 재정비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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