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와야 하는데…".
10일 삼성-KIA전이 열리기 전 포항구장. 포항이 고향인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야구장 앞 광장 분수대에서 30분간 특별 사인회에 나설 예정이었다.
프로야구 감독이 직접 사인회에 참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포항 출신인 류중일 감독이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고향 야구팬들을 만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포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류 감독은 중앙초등학교 5학년 재학중 그곳 야구부가 해체되면서 대구로 전학했다. 류 감독은 "내가 자라나고 처음 야구를 시작했던 곳이라 포항에 애착이 크다. 포항의 송도해수욕장은 어린 시절의 나에겐 놀이터와도 같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걱정되는 게 사인받으러 많이 오셔야 하는데 10명 정도 오면 어떻게 하냐.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날 사인회는 그야말로 흥행 대박. 구단 관계자는 "선착순 150명에 한해 진행된 사인회에 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15분 만에 끝났다"고 전했다.
팬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류 감독과의 만난 추억을 간직했다. 유니폼을 비롯해 글러브, 야구공, 팬북 등 사인을 받기 위한 준비도 철저했다. 류 감독의 사인을 받은 팬들은 용지가 구겨질까봐 조심스레 다뤘다.
'야통' 류 감독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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