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SBS ‘정글의 법칙’(이하 정글) 뉴질랜드 편이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 시작부터 조작논란에 휩싸였지만 진정성을 찾기 위한 ‘정글’의 노력은 의미 있었다.
‘정글’은 조작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만큼 방송 내내 끝없이 진정성을 요구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첫 방송에서 뉴질랜드 장소 선택이유, 사전답사 과정, 현대화된 마오리 부족의 현재 등 뉴질랜드 편에 대한 전체적인 개괄을 소개, 시청자들의 의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이는 조작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과장연출에 대한 제작진의 사과와 이를 반영한 연출이었다.
제작진을 비롯해 병만족은 조작논란을 씻어 버리기 위해 ‘초심’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현지 상황을 숨기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다. 병만족은 생존 문명의 옷을 벗고 원시를 입었다. 마오리 생존캠프에 입소해 생존의 기술을 배우고 뉴질랜드 채텀섬에 들어가 의복과 도구 없이 오지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심을 회복하자며 문명과의 차단을 결정했고 그 일환으로 속옷과 신발 하나만을 갖춘 채 털가죽을 몸에 두르고 석기시대를 살자며 원시생활에 돌입한 것. 그러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최대한 원시생활에 가깝게 생활하다보니 외모가 망가지는 것은 감수해야 했고 식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체력적인 한계도 겪어야 했다. 무엇보다 조작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박보영의 눈물은 ‘정글’을 냉랭하게 바라보던 시청자들의 시선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석기시대 생활 중 박보영이 멤버들을 위해 끓이던 매운탕이 엎어지면서 먹을 수 없게 되자 그 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터지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박보영의 행동을 질타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시청자들은 고된 정글생활을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글’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뱀장어와 사투를 벌인 끝에 매운탕을 만들어서 먹으며 행복해 하는 표정과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결국 촬영 중단을 선언, 쥐라기숲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고 모습에서 진정성을 의심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마지막 여정은 그간의 논란에서 벗어나고 진정성을 모두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병만족과 제작진 등 총 16명의 정법원정대가 결성돼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장소인 해발 1,375m의 마운트 알프레드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특히 산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수직으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경사로를 감안해 병만족과 제작진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타입의 카메라를 착용하고 1인 1카메라 책임 시스템을 도입, 함께 힘을 합쳐 ‘정글’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병만족과 제작진은 험난한 코스에 숨이 턱까지 찼고 서로 카메라를 들어주는 등 돕고 응원하며 정상에 도착,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뉴질랜드의 여정을 마쳤다.
‘정글’은 뉴질랜드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진정성’에 초점을 두고 최대한 담백하게 보여주려 애썼고 결국 ‘초심 찾기’에 성공한 것 아닐까 싶다.
한편 오는 17일 방송부터는 네팔 히말라야를 찾은 병만족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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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글의 법칙’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