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K본능’, 마이애미 상대로 빛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11 06: 35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최약체 마이애미를 상대로 4승 도전에 나선다. 잠시 주춤했던 탈삼진 퍼레이드가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 3승2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은 12일 오전 10시 10분(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등판한다. 마이애미는 10일 현재 10승25패(승률 .286)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최하위에 처져 있다. 한 때 과감한 투자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1년도 가지 못해 주축 선수들을 모두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 전력보강요소가 거의 없었다는 시즌 전 전망대로 하위권에서 고전 중이다.
물론 류현진의 맞상대인 케빈 슬로위의 최근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다만 타선은 전반적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애미는 팀 타율(.225), 출루율(.287), 장타율(.321), 득점(99점), 홈런(19개) 부문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강타선은 아니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류현진으로서는 그나마 편한 상대를 만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의 삼진쇼가 재가동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류현진은 첫 6경기에서 총 4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MLB)의 현역 선수 중 자신의 MLB 첫 6경기에서 류현진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낸 투수는 2010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53개)가 유일했다. 펠렉스 에르난데스(2005년, 45개), 다르빗슈 유(2012년, 44개), 맷 하비(2012년, 43개) 등 리그 정상급 투수들보다도 많은 수치다.
다저스 팀 역사를 통틀어도 4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1981년 첫 6경기에서 50개의 탈삼진을 잡은 것이 최다 기록이고 그 뒤를 노모 히데오(1995년, 49개), 오렐 허샤이저(1984년, 47개), 그리고 류현진이 따르고 있다. 삼진이 성공을 보증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충분히 조명한 부분이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데 그치며 한 템포를 쉬어갔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에 당했다. 초구와 2구째 방망이를 내는 경우가 많아 삼진의 기회 자체가 적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경기도 이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 스스로도 탈삼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 만큼 주어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삼진은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고비 때는 전력투구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류현진이 승리를 따낸 경기에서의 평균 삼진 개수는 9개였던 반면 나머지 경기에서의 평균은 5.3개로 떨어졌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경기를 치르며 MLB의 성향을 조금씩 익혀가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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