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굿이라도 한 판 벌어야 할까. 다저스타디움에 부상 악령이 끊이지 않는다. LA 다저스가 부상자로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려한 부상자 라인업이 팬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3승20패(승률 .394)를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이자 내셔널리그 전체 13위다. 화려한 이름값을 생각하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조한 성적이다. 문제는 다시 치고 올라갈 만한 원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수많은 부상자들과 연관이 있다. 다저스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의 가장 결정적 근거이기도 하다.
한 번이라도 부상 때문에 빠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한숨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크다. 잭 그레인키는 쇄골 부상으로 2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아무리 빨리 복귀해도 5월 말까지는 전력에서 제외다. 채드 빌링슬리는 아예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다저스는 이 두 명의 투수가 제외된 이후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그 외 스티븐 파이프도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내려간 뒤 아직 복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 카푸아노와 테드 릴리도 부상으로 한 번씩 팀에서 빠진 경력이 있다. 그레인키-빌링슬리-카푸아노-릴리-파이프의 부상 경력 5인 로테이션이 완성된다. 그레인키, 빌링슬리, 카푸아노, 릴리의 지난해 승수를 합치면 자그마치 42승이다. 한편 불펜의 핵심 요원인 스콧 엘버트는 왼 팔꿈치 부상으로 아직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주전 2루수인 마크 엘리스가 결국 부상자 명단에 포함됐고 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핸리 라미레스는 고작 4경기를 뛴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 외에도 칼 크로포드,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 크로포드는 햄스트링이 좋지 않고 곤살레스는 목 부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엘리스, 라미레스, 곤살레스라는 내야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제외된 경기도 상당수다. 내야는 사실상 백업 자원으로 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최근 부진에 대해 “많은 부상자들로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팀은 살아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 명이 돌아오면 다른 한 명이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다저스는 언제쯤 부상 악령을 떨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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