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점을 뽑아라.
KIA가 지난 10일 포항 삼성전에서 0-3으로 패했다. 6안타를 쳤지만 4안타에 그친 삼성에게 패했다. 삼성의 장원삼-심창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계투책에 말렸다. 최근 3연패를 했는데 27이닝 동안 단 1득점했다. 빅뱅타선을 자부한 KIA의 득점력 치고는 너무 초라하다. 순위도 선두에서 4위로 밀려났다.
가장 큰 이유는 그토록 뜨겁던 타선의 집단 슬럼프이다. 삼성-두산-넥센으로 이어지는 9연전에서 5승4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직후 타선이 갑자기 바람빠진 풍선이 됐다. 강팀들과 대결에 에너지를 쏟았는지 주전급 타자들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때문에 김상현의 트레이드 통해 수혈한 송은범-신승현을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3연패 과정을 짚어보면 결국은 1회 공격에서 모두 문제가 생겼다. 선제점을 뽑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를 끌려가다 맥없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여기에 반전의 열쇠가 있는 듯 하다.
7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는 1회말 이용규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사후 이범호가 풀카운트에서 높은 볼에 헛스윙했고 자동 앤드런이 되면서 이용규가 2루에서 도루에 실패했다. 8일(롯데전) 역시 1사후 김선빈 볼넷을 골랐지만 도루에 실패했다. 곧바로 터진 이범호의 좌전안타가 공염불이 됐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이용규가 상대 1루수 실책과 포수의 패스트볼로 3루까지 진출해 결정적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김선빈 뜬공으로 물러났고 나지완이 볼넷을 얻었으나 최희섭 좌익수 짧은 뜬공, 이범호 3루땅볼로 돌아섰다. 세 경기에서 모두 선제점이 나왔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선동렬 감독은 "초반 기회를 잡지 못해 패인이 됐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두터운 불펜을 구축한 KIA는 윤석민까지 리드만 잡으면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타선이 침묵에 빠지면서 필승조는 개업휴업중이다. 결국 연패 탈출의 첫 번째 과제는 선제점을 차분히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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