묀헨글라트바흐의 관심을 받고 있는 구자철(24, 아우크스부르크)가 소속팀에 잔류하고 싶은 뜻을 내비친 이유는 무엇일까.
구자철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빌트와 인터뷰서 "아우크스부르크가 편하게 느껴진다. 이곳에 잔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올 시즌을 마무리한 뒤 원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우크스부르크에 남고 싶어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궁합이 잘 맞는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디에구 등이 버틴 볼프스부르크보다 주전 경쟁도 훨씬 수월하다.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가면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구자철에게 아우크스부르크는 더 이상 적응이 필요 없는, 주전 자리가 보장된 자리다. 구자철은 지난 2011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아우크스부르크로 둥지를 옮겼다. 볼프스부르크에서 측면 공격수라는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서 부진이 이어졌고 수장의 눈 밖에 났다. 결국 탈출구를 모색한 곳이 아우크스부르크였다.
성공 시대를 활짝 열었다. 리그 후반기 15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에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자연스레 빅클럽의 구애를 받았으나 이를 뿌리쳤다. 구자철의 최종 선택은 아우크스브루크와 1년 재임대. 대표팀 후배인 지동원을 소속팀에 추천할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덕분에 선덜랜드에서 설움을 겪고 있던 지동원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구자철의 충성심에 아우크스부르크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7번을 부여했고, 주전 자리를 보장했다. 꾸준한 출전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다. 구자철은 올 시즌에도 리그 19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와중 뜻하지 않은 부상 암초를 만났다. 지난 3월 26일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당한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3월 16일 함부르크전 이후 두 달 가까이 출전 시계가 멈췄다. 하지만 빌트는 이날 "구자철이 11일 오후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원정경기서 복귀전을 치른다"고 보도했다.
전반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구자철이지만 부상으로 2달 동안 보여준 것이 없다. 그럼에도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이날 "독일 분데스리가의 묀헨글라트바흐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임대생 구자철과 지동원을 동시에 영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자철의 미래는 열려 있다. 다만 변수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 여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올 시즌 리그 2경기를 남겨 놓은 현재 16위에 올라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7, 18위 자동 강등, 16위는 독일 2부리그 3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잔류에 성공하면 구자철도 굳이 팀을 떠날 이유가 없다. 더 큰 꿈을 품을 필요는 있으나 그게 아니라면 몸에 맞는 옷을 조금 더 걸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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