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커야 하는 선수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발목 잡히면 결국 성장하지 못한다는 공통된 시각을 이야기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과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아직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에게 “실수에 너무 얽매이면 안 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1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루수이자 좌타자 조영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11월 특별지명을 통해 KIA에서 NC로 이적한 조영훈은 2005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하며 일발장타력을 갖춘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당시 조영훈이 입단하며 일각에서는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 혁혁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채 지난 시즌 중반 김희걸과의 1-1 트레이드로 KIA 이적한 뒤 잠깐의 좋은 활약 후 다시 NC로 향했다. 가장 먼저 야구장으로 출근하고 가장 늦게 야구장을 떠나며 성실함에 있어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조영훈이지만 실적은 그에 걸맞게 나오지 않았다.

특히 KIA 시절 1루를 섰다가 결정적인 실책에 발목 잡히며 결국 1루 수비가 취약하다는 평까지 받아야 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 점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을 너무 담아두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조영훈의 1루 수비가 그렇게 나쁜 선수가 아닌데 그 때의 실책을 너무 담아두는 감이 큰 것 같다. 더 커야 할 선수는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빨리 제 실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김진욱 감독의 말도 이와 맥을 같이 했다. 김진욱 감독은 10일 NC전에서 7회 실책으로 인해 추가 실점 빌미를 제공했던 내야수 허경민에 대해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게 마련이다. 경민이가 너무 의기소침해 하면 안 된다. 한창 커야 할 선수가 자기 실수에 발목 잡히면 결국 성장이 더디게 마련”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랐다.
뒤이어 김진욱 감독은 더그아웃을 지나던 허경민을 불러세웠다. “어제 (더스틴) 니퍼트에게 맞지는 않았느냐”라는 김진욱 감독의 질문. 7회초 2사에서 강판당한 니퍼트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글러브를 내던지고 의자를 발로 차며 화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신사로 알려진 니퍼트 답지 않은 행동이 중계 방송을 통해 나왔던 만큼 ‘허경민 때문에 화났구나’라고 오해를 삼을 만도 했던 부분이다.
그러자 허경민은 “통역 형이 막아줬어요”라며 웃으며 농을 던졌다. “다리라도 붙잡고 죄송하다고 하지 그랬니”라며 김진욱 감독은 허경민을 보고 재차 웃은 뒤 “니퍼트는 너 때문에 화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이닝을 최대한 책임지고 싶어하는 의무를 가졌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평소처럼 힘내서 뛰어라”라며 격려했다. 잠재력을 더욱 현실화해야 할 선수들에 대해 두 김 감독은 실수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니 마음 편하게 뛰기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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