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전 유격수’ 노진혁, “마산 뽀로로 되고 싶어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2 06: 03

“처음에는 응원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래도 팀에서 절 위해서 개사한 노래잖아요. 그리고 어린 아이가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웃음)
시범경기 후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처음 1군에 발을 딛는 신예 유격수를 주전으로 발탁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연습을 지켜보며 김 감독은 “수비 잘 하지 않아요”라며 반문했다. 그 말을 듣고보니 비범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어엿한 한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2년차 우투좌타 유격수 노진혁(24, NC 다이노스)은 안방 마산야구장의 ‘초통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성고-성균관대를 거쳐 2012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우선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노진혁은 지난해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한 시즌을 뛰며 63경기 1할9푼4리(144타수 28안타) 2홈런 25타점 3도루를 기록, 타격 면에서 아쉬움을 비췄다. 그러나 수비 범위나 안정성 면에서는 웬만한 베테랑 내야수들 못지 않다는 것이 김 감독의 평을 받아 베테랑 이현곤 대신 주전 유격수로 낙점되었다.

현재 노진혁의 시즌 성적은 27경기 2할1푼4리 1홈런 8타점 2실책(11일 현재). 그러나 5월 6경기에서는 3할1푼3리(16타수 5안타) 4타점으로 괜찮은 성적을 보여줬고 수비 면에서도 점차 안정감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처음 1군 무대를 밟는 선수인 만큼 경험을 자신의 실력으로 만들어간다는 점은 신생팀 주전 유격수인 그를 더 유심히 지켜보게 한다. NC의 창단 첫 3루타와 그라운드 홈런도 모두 노진혁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을 때는 시야도 좁아지고 긴장도 많이 되고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심적 안정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가 저지른 실수에 저도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이제는 제가 실수를 해도 ‘우리 팀이 따라갈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타격 면에서도 반드시 쳐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는데 조금씩 제 스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 대학 시절에도 4월에는 주춤했던 반면 5월부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웃은 노진혁. 대학 시절 노진혁은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2군에서 1할 대 타격으로 스스로도 의구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은 1군 경험을 쌓으며 정신적으로도 배우는 것이 많다는 노진혁이다.
처음 주전 유격수 발탁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을까. 노진혁은 코칭스태프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선배 이현곤의 이야기로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현곤 선배께서 제게 ‘어이, 주전 유격수’라고 하셨어요. 캠프 때도 저는 백업이고 현곤 선배께서 유격수 스타팅으로 출장하셨는데. 솔직히 긴장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욕심이 과하다보니 플레이가 위축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러나 노진혁은 즐기는 자세로 1군 무대에 대한 긴장감을 조금씩 상쇄 중이라고 답했다. “1군 관중 앞에서 뛰는 것이 재미있어요. 나가면 응원가도 크게 울려퍼지고. 우리 팀이 창단 첫 승을 잠실 LG전에서 거뒀잖아요. 그 때 LG 응원도 지켜보며 ‘재미있게 즐겁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기자는 마음으로 여유를 갖다보니 점차 긴장감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응원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노진혁에게 자신의 응원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질문했다. 노진혁의 응원가는 동요 ‘멋쟁이 토마토’를 개사했다. 1군 신출내기지만 그도 우리 나이 스물 다섯의 청년. 건장한 청년이 자신의 응원가를 들으면서 오글거리는 느낌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저도 응원가는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그런데 그래도 팀에서 절 위해 만들어 준 응원가잖아요. 팬 분들의 반응도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 세 살 정도 된 아이가 아버지 품에 안겨서 ‘노,진,혁. 안타 칠꺼야’라며 제 응원가를 부르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또 고마웠습니다. 아이들도 제 응원가를 따라하면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앞으로 야구를 더욱 잘하면 마산 뽀로로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농을 던졌다. 인터뷰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지면 선수에게 미안할 것 같아 안경 쓴 내야수의 동요 응원가를 착안해 나름대로 농담을 던졌는데 노진혁은 ‘정말 그렇게 되고 싶네요’라며 웃었다.
“정말 마산구장의 뽀로로가 되고 싶어요. 어린이 팬들이 제 응원가를 따라 부르고 그렇게 힘을 준다면 너무 고맙지요. 올해 100경기 이상 출장하면서 안정된 수비에 타율도 2할5푼 가량 기록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제게 주어지는 출장 기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범해 보여도 무난하게 안정된 수비로. 그리고 꾸준하게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미래의 ‘마산 초통령’은 자신의 꿈을 향해 정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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