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28, 서울)의 극적 결승골이 터진 순간 최용수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번쩍 두 손을 들어올렸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처럼 중요하고 또 부담스러운 최 감독에게 있어 대전전 승리를 이끌어낸 하대성의 결승골은 그 어느 골보다 값지게 느껴졌을 것임에 틀림없다.
FC서울은 11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승점 3점을 따내며 3승 4무 4패(승점 13)로 단숨에 8위로 뛰어올랐고, 2005년 4월 이후 대전전 21경기 연속 무패(13승 8무)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서 서울은 선제골을 넣고도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하위권에 처져있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기에 최 감독의 표정은 한껏 굳어있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고명진의 패스를 받은 하대성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그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찾아들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서울의 '캡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대성은 이날 골로 주장의 품격을 보였다. 경기 내내 대전의 빠른 역습을 제 때 끊어냈고,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로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의 공격을 지원했다. 윤일록-에스쿠데로의 측면 돌파와 함께 하대성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중앙 침투는 대전을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됐다.
최 감독도 하대성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하대성이 너무나도 귀중한 시기에 결정적인 골을 넣어줬다"며 "실점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하)대성이의 마지막 극적인 골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야하는 서울로서는 이날 대전전 승리, 그것도 주장 하대성이 터뜨린 극적 결승골로 만들어낸 승리가 의미 깊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비롯, 휴식기 전까지 여전히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서울을 구한 하대성의 결승골이 더없이 값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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