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3득점’ LG, 득점 기근 현상의 원인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12 07: 30

안타 14개를 쳤으나 돌아온 점수는 3점뿐이었다. 잔루는 무려 11개였고 도루자 2번, 주루사 1번, 견제사 1번 등 나오면 안 되는 것은 다나왔다. 선두타자가 여섯 번이나 출루했고 리드오프 이대형이 멀티히트를 날렸다. 4번 타자 박용택이 4안타, 6번 타자 정의윤이 3안타를 쳤지만 타선의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았다. 
LG가 상대보다 두 배 많은 안타를 치고도 경기를 내줬다. LG는 11일 부산 사직 롯데전에서 3-4로 패배, 전날 4연패 탈출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양 팀 선발투수는 레다메스 리즈와 김수완, 통산 상대 평균자책점 2.28과 8.10으로 선발 매치업에서 LG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1회초 첫 공격부터 선두타자 출루로 선취점 찬스를 잡았지만 도루자 두 개가 나오며 꼬였다. 그러면서 경기 끝까지 응집력 부족으로 자멸했다. 언뜻 보면 불운이 겹쳤다고 할 수 있지만, 이날 경기는 최근 LG 부진의 원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 
LG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 8패, 경기당 평균 3득점하고 있다. 4월 한 때 5할 승률 +5까지 올라가며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최고승률을 찍었지만, 5월 들어 급격하게 추락 중이다. 추락의 시발점은 NC와의 원정 3연전 스윕패. 이 때를 기점으로 LG는 10경기 팀 타율 2할6푼6리 득점권 타율 2할5푼 팀 OPS .649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치가 9개 구단 중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공격 부문 알짜 지표라 할 수 있는 팀 OPS에서 리그 8위로 처졌다.

물론 단순히 위에 나열된 숫자만 보고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는 없다. LG의 시즌 초 상승세의 원인이었던 두 가지가 지난 10경기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도루를 바탕으로 한 기동력 야구와 오지환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 등 신진 세력의 활약이 실종된 상태다.
LG의 최근 10경기 도루 성공률은 43.8%. 단순히 확률만 놓고 보면 시도조차 해서는 안 되는 수치다. 총 16번의 도루 시도 중 9번을 실패했는데 대도 이대형이 5번 중 2번 밖에 성공하지 못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이 50%이하의 성공률이다. 과정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11일 롯데전에서 정성훈의 도루 실패처럼, 벤치와 선수 간의 사인미스가 몇 차례 나왔다. 7일과 8일 넥센전에선 상대에게 도루 타이밍이 간파되며 양영동과 이대형이 피치아웃으로 잡혔다. 그린라이트에서 시도한 도루가 실패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팀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상대 벤치와의 두뇌 싸움에서 밀려버리면 잡을 수 있는 경기도 놓치게 된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홈런 타자의 부재를 기동력으로 메운다고 강조했다. 특정한 팀도루 수치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뛸 수 있는 주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주루플레이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단순히 도루뿐이 아닌 희생번트나 히트 앤드 런 등, 타선의 응집력이 바탕이 된 야구를 추구한다. LG 김무관 타격코치 또한 시즌 초 LG가 선전한 원인을 두고 “타격과 주루는 하나의 흐름으로 흘러간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우리 팀의 득점력이 좋아진 것은 오지환에 문선재 정주현 김용의 등의 빠른 주자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빠른 주자가 출루하면 투수가 압박감을 받고 흔들리기 쉽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래저래 LG는 뛰지 않으면 안 된다.
도루와 더불어 신진 세력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0경기 동안 오지환이 타율 2할3푼7리 김용의가 1할9푼4리 문선재가 1할8푼2리 정주현은 0을 찍고 있다. 시즌 초 장타력과 도루 능력을 동시에 겸비,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리드오프였던 오지환은 최근 부진으로 매 경기 타순이 변하는 중이다. 플래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1군 선수로 자리하려 했던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은 꾸준한 출장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은 결과를 보였다.
마침내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이병규 등 중심타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 같았지만 최근 10경기만 놓고 보면 다시 요원해졌다. 단지 정의윤 만이 이 기간 동안 타율 3할5푼1리로 고군분투 중이다.
올 시즌 첫 20경기까지는 순조로웠다. 팀 도루 2위를 달리고 있었고 오지환 김용의 문선재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찍었다. 개막전 당시, 리그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안타 하나 없이 상대 에러와 문선재의 발로 시즌 첫 득점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올 시즌 LG가 추구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였다.  
LG는 12일 경기를 치른 후 16일까지 4일 휴식에 들어간다. 김기태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이번 주까지 5할 승률 -5까지는 괜찮다. 선수들이 부담 갖지 않고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시 치고 올라가라면 휴식 기간 동안 완전히 흐트러진 팀을 새롭게 다잡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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