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다저스, 류현진이 되살리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12 05: 57

자책감과 허탈감, 그리고 침묵이 팀을 감싸 돌고 있다. 긍정적인 기류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8연패에 빠진 LA 다저스가 초상집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26)이 구세주 몫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부터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까지 8경기에서 내리 졌다. 8연패는 올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이자 2008년 8월 이후 처음 맛보는 수모다. 그 와중에 성적은 어느덧 13승21패(승률 .382)까지 떨어졌다.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다저스보다 못한 성적의 팀은 마이애미 말린스(.306)와 시카고 컵스(.371) 뿐이다. 시즌 초반부터 팀에 제대로 된 위기가 찾아왔다.
팀 분위기가 좋을 리는 만무하다. 연패가 길어질수록 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9일 애리조나전 선발로 나섰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자신을 심하게 자책했다. 7이닝 2실점(1자책)의 호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덕아웃에서 연신 머리를 감싸 쥐었다. 동료들의 위로도 소용없었다. 폴 골드슈미트에게 맞은 2점 홈런 한 방이 머릿속에 남는 듯 했다. 팀의 믿음만큼이나 누구보다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11일 마이애미전 선발이었던 맷 매길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5이닝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펼쳤으나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멍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매길 역시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디트릭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맞은 것이 충격으로 남아있는 듯 했다. 역전을 허용한 로날드 벨리사리오는 이미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다. 라커룸에서도 죄인처럼 지내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마무리 브랜든 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수들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떠들썩했던 라커룸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9일 애리조나전에서 목 부상이 재발한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9일 경기 후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 외 칼 크로포드, 맷 켐프 역시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진지는 꽤 됐다.
이렇게 부담이 큰 상황에서 류현진이 등판한다. 류현진은 12일 오전 10시 10분 다저스타디움의 마운드에 서 팀 연패 탈출에 나선다. 개인의 시즌 4승도 중요하지만 팀 연패 탈출의 디딤돌을 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류현진은 마이애미전을 앞두고 “준비도 잘 했고 몸 상태도 괜찮다.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류현진이 팀 동료들의 처진 어깨를 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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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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