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가 심상치 않다.
소사는 지난 11일 포항 삼성전에서 6이닝동안 7실점했다. 7안타를 맞았는데 여기에 두 개의 홈런이 끼여있었다. 볼넷 3개가 있었고 폭투 2개도 나왔다. 위기가 생기면 어김없이 득점타를 맞았다. 그런데 이런 부진이 이번만은 아니라는게 문제이다.
소사는 지난 5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5이닝동안 홈런 두 방이 곁들여진 8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8실점했다. 타선지원을 받아 4승째를 챙기긴했지만 쑥쓰러운 승리였다. 소사의 부진 때문에 쉽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힘들게 끌고간 이유가 되었다.

소사는 올들어 굴곡이 심했다. 8경기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는 3경기에 불과했다. 작년에는 23경기 가운데 17경기가 퀄리티스타트였다. 7회 혹은 8회 실점해서 퀄리티스타트가 깨진 경기도 있었다. 평균 6⅓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였다. 사사구는 9이닝당 3개였다. 방어율도 3.54로 준수했다. 피홈런은 9이닝당 0.56개 정도이다. 전형적인 효자용병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8경기에서 4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방어율이 6.22에 이른다. 경기당 6이닝이 넘지 않는다. 피홈런이 0.8개 정도이고 사사구도 9이닝당 5개에 이른다. 성적표에서 드러나듯 상대를 압도하는 볼을 던지지 못한다. 제구력, 직구의 위력, 변화구 모두 작년의 소사가 아니다.
직구의 구속은 150km를 넘지만 위압적이지 않다. 상대의 직구 타이밍을 잡고 노려치기에 당하고 있다. 변화구도 날카롭지 못하고 견제나 퀵모션도 제대로 안돼 도루에 취약하다. 상대팀의 분석과 공략법에도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의 옥스프링은 최근 호투를 펼치며 살아나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고 있지만 아직 소사는 작년의 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투구버릇과 투구폼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작년에는 선동렬 감독의 지적을 받아 고치곤 했다. 선 감독은 "외국인 투수는 자기 것을 잘 바꾸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다. 계속 고치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외국인 투수의 자존심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부진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처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소사가 위기의 시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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