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두산, ‘비정규 계투’ 문제 없습니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2 10: 30

“선발 강판 이후로는 보직에 대한 개념 정립이 잘 안 되어있는 느낌이었다. 이 경우 계투 요원들이 미리 마음먹고 준비하는 시간이 없어 체력 부하가 더욱 클 수 있다”.
마무리로 생각했던 투수가 부상 여파 등으로 인해 아직 자리 잡지 못하면서 정해진 마무리 없이 한 달 이상을 치렀다. 그러다보니 셋업맨-롱릴리프의 개념도 모호해졌다. 계투 요원의 경우는 연투에도 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수인 만큼 이 부분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투수진의 숨겨진 아킬레스건이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NC전에서 9회초 5-5 동점을 내줬으나 9회말 민병헌의 끝내기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9승 1무 11패(11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3연승 및 NC전 5연승을 달렸다.

이기기는 했는데 느낌이 찝찝한 경기다. 그도 그럴 것이 계투진의 난조 현상으로 인해 선발 노경은의 6이닝 1실점 선발승 요건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좌완 유희관이 8회까지 바통을 넘겨줬을 때 만해도 느낌은 좋았으나 변진수-오현택이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박정준과 나성범에게 2타점 씩을 허용했다. 9회말 민병헌의 끝내기타가 없었다면 승리조 계투 부하가 컸던 두산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최근 1주일 간 두산 계투진은 수난사를 겪었다. 지난 8일 문학 SK전에서는 11-1까지 앞서던 경기를 12-13으로 내주며 프로야구 사상 첫 1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최다 점수차 역전패 기록 불명예를 안았다. 홍상삼-변진수-김상현-오현택이 선발 이정호의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어느 순간 경기가 뒤집히고 말았다. 최근 5경기서 3승 2패를 기록 중인 두산이지만 계투진의 상황이 좋지 않다. 홍상삼이 아직 제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고 변진수의 난조가 가장 뼈아프다.
그나마 베테랑 정재훈이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7일 문학 SK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1이닝 4실점 후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 이탈한 이재우도 5월 초순까지 계투로 등판하다 지금은 1군에 없는 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용찬의 1군 합류는 아무리 빨라도 6월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셋업맨 후보였던 김강률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선수 자원도 막막한 데 규정된 보직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두산 투수진이 롱릴리프-셋업맨-마무리 보직에 축을 규정짓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못 느끼는가”라며 반문한 뒤 “계투 요원들은 자신이 어느 위치에서 뛰는 지 제대로 인지하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상황에 맞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몸을 만드는 과정이 마운드에서의 투구 못지않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해야 연투에 대한 어깨나 팔꿈치 과부하 가능성을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두산은 오현택을 단일 마무리화하며 그래도 4월보다는 나아진 계투 운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누가 롱릴리프이고 원포인트릴리프이고 셋업맨 축인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다. 오현택도 두 번의 아픔을 겪은 만큼 마무리 보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확신할 수 없다. 계투진에 비정규직이 가득한 두산 계투진은 정말 문제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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