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보다 수백 배 빠른 수십Gbps 전송속도 구현
4G보다 수백 배 빠른 기가급 이동통신이 온다. 삼성전자는 12일, 첨단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8㎓의 초고주파 대역에서 1Gbps 이상 전송속도와 최대 2㎞에 이르는 전송거리를 달성한 기술을 개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고주파(6㎓ 이상)를 활용해 기가급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은 세계 어느 기업 및 기관에서도 개발한 적이 없다.

5G는 4세대(4G) 이동통신망보다 수백 배 빠른 차세대 네트워크다. 5G 이동통신의 최대 전송속도는 수십Gbps에 이를 전망이라 웬만한 초고화질 영화파일도 1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다. 이 통신망이 갖춰지면 3차원(3D) 영화•게임, 초고화질(풀HD)보다 4~8배 선명한 울트라 고화질(UHD) 콘텐츠 등을 스마트 기기에서 맘껏 즐길 수 있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대용량 파일을 가져와 이용하는 환경 구현이 가능해져 현재 개발 초기인 워치폰, 스마트안경 등 입는(웨어러블) 스마트기기들도 폭넓게 상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전경훈 전무는 “고화질(HD)급 무선 폐쇄회로TV(CCTV)의 활성화를 비롯해 사물지능통신(M2M)도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며 “한 사람이 평상시 이용하는 스마트기기 센서의 수가 수십 개로 늘어나고,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센서도 나오면서 항시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건강관리(u헬스) 서비스도 일상으로 들어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최대 20㎒의 주파수 대역폭을 이용해 4G LTE(Long Term Evolutio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G은 이동통신용 주파수 자원의 고갈 문제를 감안하고 지금보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수백 ㎒~수 ㎓ 주파수보다 훨씬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초고주파 대역에서는 전파손실 문제와 더불어 전파의 전달거리가 짧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삼성전자는 파장이 짧으면 기지국ㆍ단말기 안테나의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64개 안테나 소자를 활용한 적응배열 송•수신 기술로 초고주파 활용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적응(Adaptive) 배열 송•수신 기술은 사람의 귀가 2개여서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 지 방향을 알 수 있고, 특정 방향에 집중하면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원리에 비유될 수 있다. 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안테나 소자를 64개 적용(배열)해 특정 방향으로 전파를 더 멀리 송•수신할 수 있게 한 구조다. 여기에 사람의 귀가 자동차 등 소리 나는 물체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는 것처럼, 기지국이 사용자 단말기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적응 기술을 결합했다.
삼성전자 DMC연구소 전경훈 전무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초고주파를 활용하면서 기지국과 움직이는 단말기에서 동시에 전파 빔(Beam)을 형성해 원활한 송•수신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차세대 이동통신을 구현해 국가적으로 새로운 먹을 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초고주파 대역의 적응 배열 송•수신 기술을 포함한 5G 이동통신 핵심 기술들을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기술 개발로 세계 각국의 5G 이동통신 연구가 활성화돼 5G 관련 국제표준 작업과 서비스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통신 업무를 관할하는 국제연합(UN) 산하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 1월 각국 대표단과 함께 5G의 비전과 전용 주파수를 논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은 2월 5G 연구를 위한 정부 주도의 ‘IMT-2020(5G) 프로모션그룹’을 결성했고 유럽연합(EU) 집행부도 2020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만 5,000만유로(약 72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초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가 10㎓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을 비롯해 스웨덴 에릭슨, 중국 화웨이 등도 5G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연구과제의 성과들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창용 DMC연구소장(부사장)은 “적응배열 송•수신 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5G 이동통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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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DMC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송수신 기술을 시험 중인 모습.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