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말만 '유치원'...뛰는 건 상남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5.12 10: 04

말만 유치원이다. 경기장서 뛰는 건 상남자다.
전남 드래곤즈가 무패 행진은 달리고 있다. 전남은 지난 1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전남은 최근 7경기 연속 무패(2승 5무)를 달리며 리그 9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전남은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경기 내내 전북에 골을 먼저 내줘 리드를 뺏겼지만, 경기 주도권까지 뺏기지는 않았다. 경기 점유율에서 54-46으로 앞섰고, 전체적인 움직임에서도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전남의 이런 모습은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다. 팀 전체 선수층이 젊다 못해 어린 만큼 상대 팀을 체력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 전북전에서도 전남은 18명의 출전 선수 명단 중 8명을 23세 이하 선수로 채웠다. 특히 이종호(21)와 심동운(23), 박준태(24), 이현승(25)으로 이루어진 공격진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휘젓고 다녔다.
수비진부터 공격진까지 끊임 없는 움직임은 두 차례 골을 만들었다. 전남 공격진들은 문전에서는 더욱 빠르고 많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전북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골까지 연결했다. 특히 후반 47분 전현철은 경기 종료 직전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골을 만들어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남의 어린 선수들과 엄청난 활동량에 최근 '전남 유치원'이라는 애칭이 생겼다. 이에 대해 전현철은 "맞는 말인 것 같다. 우리가 다른 구단에 비해 어리다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어린 만큼 장점이 있다. 자신감도 있고 선수단 분위기도 화목하다"고 답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다르게 생각했다. 선수들이 유치원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완전한 남자라는 것. 그는 "예전 같았으면 지고 있을 때 그냥 무너졌는데 이제는 아니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을 만드는 것을 보면 선수들에게 여유가 생긴 걸 느낀다"며 "매 경기 상대팀에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하는 걸 보면 우리 선수들이 어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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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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