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창의적인 시집살이는 없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막장 시집살이로 시청자들의 혀를 차게 만들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 37회는 며느리가 바뀌어도 여전한 막장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 분)의 악행이 또 한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자는 새 며느리 마홍주(심이영 분)가 혼외정사로 출생한 사실과 더 이상 단물을 빼먹을 수 없는 재벌집 자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혼을 종용하고 있다. 그는 아들 김철규(최원영 분)가 이혼한 전 부인 민채원(유진 분)과 재결합을 하면 채원을 좋아하는 남자 이세윤(이정진 분)과 자신의 딸 김주리(윤아정 분)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듣고만 있어도 뒷목이 잡히는 모략을 꾀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아들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홍주를 내쫓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고 있다. 37회는 영자가 홍주에게 막말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내심이 바닥 날 수 있는 심부름을 시키면서 속을 긁는 내용이 그려졌다. 또한 식사 중 홍주가 먹으려는 반찬마다 방해하며 유치하게 사람을 괴롭혔다. 이 같은 영자의 시집살이는 매회 방법이 달라지고, 강도가 강해지는 등 나름대로의 창의성을 띠고 있다.
시어머니의 모진 구박에도 버티는 홍주의 기세등등함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영자의 시집살이는 매회 시청자들을 기함하게 만드는 것.
앞서 영자는 첫 번째 며느리 채원을 내쫓기 위해 불륜으로 내몰고, 정신병원에 가두는 등의 파렴치한 악행을 한 바 있다. 착한 채원과 달리 독한 홍주가 쉽사리 이혼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자의 시집살이는 점점 더 독해지고 있다.
이 같은 악몽 같은 시집살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비록 분노는 치밀지만 막장 시어머니 영자로 인해 재미가 배가 된다는 반응과 반복되는 시집살이의 고난은 드라마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이 같은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시집살이를 바라보는 안방극장의 시선은 엇갈리지만 현재 이 드라마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굳건하게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백년의 유산’이 욕 하면서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년의 유산' 역시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을수록 뒤이어 펼쳐지는 행복이 더욱 짜릿하게 느껴진다는 통속극의 변하지 않는 공식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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