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호투였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모습과 함께 시즌 4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를 펼친 류현진은 시즌 4승 요건을 갖추고 박수와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71에서 3.40까지 떨어졌다.
팀이 8연패에 빠져 있는 탓이었을까. 시작부터 이를 악물고 던진 경기였다. 초반부터 94마일(151.2㎞)의 빠른 직구를 뿌리며 전력을 다했다. 슬라이더 구속도 84마일(135㎞)까지 올라왔고 체인지업도 130㎞ 전후로 형성되며 마이애미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속도 조절용 커브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마이애미 타선이 약한 점도 있지만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전보다는 한결 자신감이 붙은 구위였다. 공격적인 승부도 돋보였다.

출발은 상큼했다. 가장 큰 고비로 여겼던 1회를 12개의 공만 던지며 삼자범퇴로 잘 넘겼다. 선두 에차바리아를 3루수 땅볼로, 다이아스를 2루수 땅볼로, 폴랑코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모두 직구로 범타 처리했다. 다이아스를 잡은 직구는 93마일(149.7㎞)까지 나왔다. 쾌조의 출발이었다.
2회도 호투를 이어갔다. 4번 루지아노와 5번 오수나를 모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각각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져 범타를 유도했다. 6번 올리보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하긴 했으나 돕스를 다시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94마일(151.2㎞)까지 올라갔다.

1-0으로 앞선 3회도 큰 문제가 없었다. 선두 그린과 투수 슬로위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모두 직구로 승부했다. MLB 진출 후 50탈삼진 고지를 밟은 순간이었다. 2사 후 에차바리아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긴 후속타자 다이아스를 3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다이아스의 방망이가 부러질 정도로 힘이 있었다.
동료들이 3회말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앞선 상태에서 맞이한 4회에는 선두 타자 폴랑코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직구가 가운데 몰린 것이 통타당했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났다. 후속 루지아노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사 3루로 상황이 바꾼 류현진은 오수나를 8구 끝에 삼진으로, 다음 타자 올리보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5회에는 선두 돕슨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그린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2루로 뛰던 돕슨을 잡아냈다. 이후 슬로위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에차바리아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다이아스의 2루수 강습타구를 슈마커가 몸을 던지며 잡아내 송구, 실점의 위기를 넘겼다.
5회까지 87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폴랑코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루지아노를 유격수 땅볼로, 그리고 오수나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했다.
류현진은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선두 타자 올리보에게 올 시즌 다섯 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체인지업을 통타당했다. 다만 돕스를 땅볼로 처리했고 그린의 안타성 타구는 좌익수 크로포드가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잡아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이후 대타 코글란에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파코 로드리게스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114개였고 그 중 스트라이크는 72개였다. 한편 다저스는 7회 현재 5-1로 앞서 있어 연패 탈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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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