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투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했다. 시즌 8번째 선발 등판에서 쾌투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타석에서도 자기 몫을 다했다. 첫 희생번트, 첫 볼넷이라는 잊지 못할 기억도 남겼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5-1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시즌 4승 요건을 갖췄다. 한편으로는 타석에서도 빛이 났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는 없었으나 메이저리그(MLB) 첫 희생번트와 볼넷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류현진은 첫 타석이었던 2회 1사 1,2루에서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슬로위가 변화구(체인지업)를 던졌기에 만만치 않은 궤적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타구를 완벽히 죽이며 주자들을 각각 한 베이스씩 진루시켰다. 인상적인 희생번트에 경기장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3-0으로 앞선 3회 2사 만루 기회에서는 파울을 네 개나 치며 집요하게 승부를 펼쳤지만 6구째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5-0으로 앞선 5회 2사 1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첫 볼넷을 골라냈다. 류현진은 1루 주자 슈마커의 도루로 2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슬로위와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파울만 세 개를 쳤고 결국 슬로위가 스스로 흔들리며 볼넷을 얻어 기회를 이어갔다.
7회 교체된 류현진에게 더 이상 타석의 기회는 없었지만 최근 묵묵히 타격 연습에 임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자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긴 류현진, 그리고 활발하게 터진 타선을 앞세운 다저스는 8연패 탈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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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