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류현진, 직구로 MIA 타선 봉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12 13: 09

자신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의구심을 조금은 지워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한층 나아진 직구 구속과 위력을 선보이며 마이애미 타선을 봉쇄했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를 펼친 류현진은 시즌 4승과 팀의 8연패 탈출이라는 고무적인 성과를 남겼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71에서 3.40까지 떨어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직구였다. 냉정하게 이야기해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왼손이라는 이점은 있으나 최근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2마일(148㎞) 정도에서 맴돌곤 했다. 평균 구속이 80마일 후반대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직구 구속이 뒷받침되지 않는 날은 변화구 위력도 감소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연패에 빠진 팀 사정 때문에 시작부터 마음을 먹고 던지는 모습이었다. 1회부터 최고 93마일(149.7㎞)의 빠른 공을 던졌다. 류현진이 1회부터 이런 구속을 보여준 것은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2회에는 구속이 더 올라갔다. 2사 후 올리보의 타석 때는 94마일(151.3㎞)가 찍히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꾸준히 90마일(144.8㎞) 이상의 구속을 유지했고 4회 2사 후 올리보에게 93마일 직구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시간이 갈수록 어쩔 수 없이 구속이 떨어지는 부분, 그리고 위력이 약해지는 부분은 있었지만 믿음감과 함께 자신 있게 승부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과감한 직구 승부는 아웃카운트를 분석해봐도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이날 아웃카운트 중 절반 이상을 직구로 잡아냈다. 삼진도 모두 직구였다. 이에 비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아웃을 유도한 것은 8번에 불과했다. 커브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과감하고 공격적인 직구 승부를 벌인 류현진의 배짱이 변화구를 생각했던 마이애미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고도 볼 수 있다. 직구와 함께 시즌 4승을 따낸 류현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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