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터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9연패는 당할 수 없다는 각오가 훈련 분위기를 감싸 돌았다. 결과적으로 이런 새로운 분위기가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LA 다저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음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4-5로 졌다. 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다저스가 8연패의 수렁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팀으로서는 2008년 8월 이후 최장 기간 연패였다. 게다가 상대는 내심 반등의 제물로 여겼던 마이애미였다. 이런 상황에서 졌으니 팀이나 팬들이나 실망이 큰 것은 당연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 탓이었을까. 다저스 선수단은 12일 일찌감치 움직였다. 보통 다저스의 팀 훈련은 경기 3시간 20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초적인 스트레칭을 한 뒤 투수조와 야수조가 따로 움직이며 정해진 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그러나 이날 다저스 선수들은 최근 들어 가장 빠르게 그라운드로 나왔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평소보다 일찍 그라운드로 나와 스트레칭을 소화했고 그만큼 타격 훈련도 더 빨라졌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평소보다 취재진과의 만남을 일찍 시작했다. 매팅리 감독은 보통 경기시작 3시간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는다. 그러나 이날은 평소보다 이른 3시간 반 전부터 취재진을 만났고 평소보다 짧게 진행한 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훈련 분위기도 진지했다. 전날 경기 후 “이제는 싸워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투지를 주문한 매팅리 감독, 그리고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거의 사라졌다.
이런 결과였을까. 다저스는 12일 경기에서 지긋지긋한 8연패를 끊었다. 선발 류현진의 호투도 빛났고 타자들의 분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안타를 몰아치며 차근차근 점수를 뽑아가더니 결국 7점이라는 비교적 넉넉한 점수를 뽑았다. 여기에 5회 슈마커, 7회 크로포드, 8회 이디어 등 결정적인 호수비도 터져 나왔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간 팬들이 바랐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오래간만에 다저스타디움의 팬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은 경기였다. 반등한 다저스는 13일 크리스 카푸아노를 내세워 2연승에 도전한다.
skullboy@osen.co.kr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