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윤성환의 뛰어난 공의 회전력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윤성환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안팎에 불과하나 공끝이 좋아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욱 빠르다. 게다가 낙차 큰 커브를 비롯해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그리고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질수 있을 만큼 컨트롤이 뛰어나다.
류 감독은 12일 포항 KIA전을 앞두고 "코치 시절에 투수들의 상황별 수비 훈련(PFP)을 시켰더니 윤성환의 공 회전력은 다른 투수들보다 월등히 뛰어났다"고 엄지를 세웠다. 류 감독은 데뷔 첫해(1987년) 고 최동원(당시 롯데)와 투타 대결을 벌인 적이 있었다.

류 감독은 "당시 최동원 선배의 공 회전력이 아주 뛰어났었다. 덕아웃에 들어와 팀 선배들께 '우와 공 좋네요' 그러니까 '예전 만큼의 위력적인 구위는 아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윤성환은 최동원 선배에 비해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공의 회전력은 뛰어나다. 공의 회전력이 좋으니 커브의 위력도 좋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의 회전력은 악력이 좌우한다"는 류 감독은 "한용덕 전 한화 코치의 악력이 엄청나다. 병 뚜껑을 손쉽게 구부린다. 그래서 공의 회전력이 좋았던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윤성환에게 공의 회전력이 뛰어난 비결을 묻자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악력 측정을 한 적이 있는데 보통 이상 수준이었다. 팀내 투수 가운데 오승환이 가장 뛰어나다"고 대답했다. 오승환은 지금껏 STC를 거쳐간 삼성의 각 종목 선수 가운데 신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계투 요원으로 뛸때 140km 후반의 직구를 뿌렸던 윤성환은 2008년 선발 투수로 전향한 뒤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전력 투구를 하다 보니 5회 이상 던질 수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선발 투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투구 폼을 바꾸고 완급 조절 능력을 끌어 올리는데 주력했다.
윤성환은 "일본에서는 공의 회전력을 중요시 여긴다고 들었다. (임)창용이형이 야쿠르트에서 뛸때 좌완 이시가와와 캐치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손바닥의 통증을 느꼈단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안팎에 불과하지만 회전력이 뛰어나 그런 것"이라며 "타자 입장에서는 구속이 빨라도 가벼운 공보다 공끝이 좋은 투수가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11일 KIA전서 7이닝 무실점 쾌투를 뽐내며 시즌 4승째를 따낸 윤성환은 데뷔 첫 15승 고지를 밟는 게 목표다. 현재 분위기라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윤성환은 "15승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면서도 "승리도 중요하지만 평균 자책점을 낮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선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평균 자책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의 팀 승률과 개인 승수가 그 다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속도가 대세인 요즘 세상에 윤성환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뛰어난 공 회전력과 완급 조절 능력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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