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맞은’ 두산, 위안 삼기 힘든 완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2 20: 10

리드 상황에서 나올 투수들을 아끼기는 했다. 그런데 대신 나온 투수들이 맞아도 너무 맞았다. 크게 져도 공방전 끝 아깝게 져도 1패는 1패지만 안방 팬들 앞에서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시즌 개막 이래 최악의 경기력을 남기고 말았다.
두산은 12일 잠실 NC전서 2회까지는 0-0으로 팽팽히 맞섰으나 3회부터 줄기차게 상대 예봉에 찔리며 결국 5-17로 완패했다. 8회 무사 만루에서 민병헌의 2타점 좌전 안타로 0의 행진을 마친 뒤 9회 최주환의 우월 스리런으로 점수를 올렸다는 점을 위안 삼기는 점수 차가 너무 컸다.
이날 두산이 내세운 투수들은 김상현-정대현-윤명준-홍상삼. 김상현은 5선발도 겸하고 있으나 계투로도 나서고 있다. 아직 선발로서 완벽한 한계 투구수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잘 던져도 못 던져도 어쨌든 뒤에 1+1식으로 롱릴리프가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경기 전 김진욱 감독은 “그동안 자주 출장 기회를 갖지 못했던 정대현과 윤명준이 김상현 뒤에 대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2회말 허경민의 도루 시도가 어이없는 협살로 끝난 뒤 김상현은 정신없이 얻어맞고 말았다. 이호준에게 쐐기 좌월 스리런을 내준 것까지 포함해 2⅔이닝 5실점으로 경기를 만들지 못했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터라 일찍 분위기를 내줄 가능성도 감안해야 했다. 가뜩이나 연속해 경기를 내주는 바람에 신경이 날카롭던 NC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런데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정대현은 맞아도 너무 맞았다. 재능은 인정받으면서도 다소 안일하다는 평을 받으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정대현은 최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롱릴리프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격조로 나섰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다음 기회에 중용받을 수 있던 무대. 그러나 이날 정대현은 1⅔이닝 10피안타 11실점으로 난타당했다. 1루수 최준석의 미숙한 수비가 연속으로 나온 탓도 컸지만 경기 분위기를 너무 상대에게 쉽게 내줬다. 스스로 앞으로 중용될 기회를 발로 찬 것과 다름없다.
그래도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윤명준은 2⅔이닝 2피안타(탈삼진 3개) 무실점으로 지는 경기에서 분전했다. 대패 경기에서 찾기 힘든 위안거리 중 하나로 볼 수 있었다. 시즌 전 마무리로 낙점받았던 홍상삼은 2이닝 1실점으로 ‘아직은’의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부터 기울어진 경기. 그동안 고생했던 계투진의 부하를 막고자 했던 경기로 위안삼기는 피해가 막심했다. 무엇보다 일요일를 맞아 잠실구장을 찾은 1루측 팬들에게 멋진 경기력 대신 스트레스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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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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