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필승 카드 송은범의 부진 속에 5연패의 늪에 빠졌다. KIA는 1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4-1로 앞선 8회 4점을 헌납하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 7일 광주 롯데전 이후 5연패.
선발 서재응(4⅓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과 윤석민(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이 호투를 뽐내며 승리를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침묵을 지켰던 KIA 타선도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며 4-1로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8회말 1사후 이승엽에게 안타를 내주고 윤석민이 내려가자 바통을 이어 송은범이 등판했다. 이적후 처음으로 맞이한 홀드 기회였다.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짓는 듯 했다.
그러나 채태인에게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맞더니 대타 우동균에게는 왼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허용하고 한 점을 허용했다. 2,3루 동점위기에서 송은범은 급기야 조동찬에게 동점 2루타, 이지영에게 역전 중전 안타를 맞았다. 송은범은 김상수에게 또 다시 안타를 내주고 강판했다.
KIA가 홈런왕 출신 김상현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송은범을 영입한 건 뒷문 보강 때문이었다. "계투진이 약한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선발이 어느 정도 해주면 해볼만 하다"는 게 선동렬 KIA 감독의 말이었다. 선 감독은 "윤석민과 송은범이 불펜에 있는 이번주 만큼은 삼성과 견줘도 손색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KIA는 필승카드로 여겼던 송은범의 부진에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소방수 앤서니가 뒤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너무 송은범을 믿었던 것이 결국은 발등을 찍은 셈이 됐다. 선 감독은 쓰라린 패배를 당한 뒤 "팀을 잘 추스려 다음주 연패를 끊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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