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12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가 끝난 이후 다저스는 구단 공식 자료를 배포했다. 매 경기 후 배포되는 이 자료의 첫 번째 소개는 역시 다저스가 8연패를 끊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타선이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안타(14개)를 쳤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류현진에 대한 소개였다. 선수 개인으로서는 가장 주목받는 위치에 류현진의 이름이 있었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114개의 공을 던졌고 단지 5개의 안타와 1실점만을 허용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6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포함, 그의 8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라면서 “메이저리그(MLB) 첫 8경기에서 모두 6이상 이상을 던진 역대 다저스 투수는 돈 서튼(1966년)과 클라우드 오스틴(1965년)뿐이었는데 류현진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고 상세히 전했다.

이 기록을 확인한 현지의 일부 기자들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쉽지 않은 일을 류현진이 해냈다”라고 칭찬했다. 다저스를 거쳐 간 많은 명투수들조차 기록하지 못한 업적을 이룬 것에 대해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물론 그들 역시 류현진이 완전한 ‘루키’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에 나날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취재진들을 상대로 류현진의 예전 활약상을 묻는 기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이 기록에서 볼 수 있듯 류현진은 꾸준한 이닝소화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없어 압도적인 이닝이터의 이미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성적만 놓고 봐도 박수를 치기 충분하다.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류현진은 첫 8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총 50⅓이닝을 던졌다. 내셔널리그 공동 7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도 공동 17위다. 12일 현재 8경기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클레이 벅홀츠(보스턴),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제임스 쉴즈(캔자스시티)만이 연속 경기 6이닝 이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리그에서 내놓으라하는 선수들도 1~2경기씩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이 리스트에서는 빠져 있다. 기타 전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로는 제레미 거스리(캔자스시티)와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이상 7경기), 어빈 산타나(캔자스시티, 6경기)까지 8명뿐이다.
물론 류현진이 이 기록에 동참하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보다 더 뛰어난 투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기량이 MLB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점을 증빙하는 하나의 자료일 수는 있다. 꾸준하다는 점에서 팀의 신뢰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이닝이터였던 류현진의 가치가 MLB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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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