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윤석민-송은범, 최적의 필승조합 과제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13 12: 55

최적의 필승 조합이 될 수 있을까. 
KIA에게 지난 12일 포항 삼성전 4-5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을 안겨줬다. 거포 김상현을 내주고 SK에서 영입한 특급 우완 송은범(29)이 블론세이브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선동렬 감독이 불펜의 필승조로 쓰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송은범은 KIA의 연패 탈출을 위해 이기는 경기에 첫 투입했으나 결과는 역전패였다. 
4-1로 리드한 8회말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 송은범은 첫 타자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채태인-우동균-조동찬-이지영-김상수에게 2루타 2개 포함 무려 5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하며 블론세이브로 무너졌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KIA는 시즌 최다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렇다면 송은범은 왜 무너졌을까. 송은범 이전에 나온 투수가 윤석민(27)이라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윤석민과 송은범은 같은 우완 투수로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150km 안팎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무기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윤석민이 구위가 뛰어나고, 더 많은 구종을 던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날 경기에서 KIA는 윤석민-송은범 필승조를 처음으로 가동했다. 윤석민이 선발 서재응에 이어 5회말 1사 1루에서 구원등판, 3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역투했다. 평균 144.7km 직구(21개)에 슬라이더(18개)를 섞어던지며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다음주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앞두고 컨디션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 이제는 거의 회복이 됐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송은범은 삼성 타자들에게 그야말로 집중 공략당했다. 윤석민과 마찬가지로 직구(6개)-슬라이더(7개) 위주로 던졌으나 삼성 타자들은 그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이전 3이닝 동안 윤석민의 공에 익숙해진 삼성 타자들이 거침없이 송은범을 두들긴 것이다. 
트레이드 후 송은범은 윤석민과 필승조에 대해 "스타일이 비슷해 (윤)석민이 뒤에 나가면 볼이 익혀져 불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은범의 우려가 이날 경기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스타일이 비슷한 투수가 연이어 등판하면 압도적인 구위가 아닌 이상 아무래도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윤석민은 이번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예정이다. 불펜에서 송은범과 동시 대기할 일은 더 이상 없다. 다만 선발 윤석민 다음으로 송은범이 구원등판할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필승조로 활용되어야 할 송은범이기 때문에 윤석민은 물론 어느 투수라도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결국 송은범의 구위 회복이 우선이다. 삼성전에서 송은범은 15개 공 중 직구가 6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변화구에 의존한 피칭을 했다. 아직 구위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SK 시절처럼 강속구를 결정구로 쓸 만큼 구위만 회복한다면 송은범은 윤석민 뒤에서도 충분히 위력을 떨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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