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3’, 어떻게 슈퍼히어로물 최고 흥행 기록 썼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5.13 10: 05

  무엇이 그토록 ‘아이언맨3’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아이언맨3’(셰인 블랙 감독)가 또 한 번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700백만 관객을 넘기며 ‘어벤져스’(조스 웨던 감독)를 누르고 국내 개봉한 슈퍼히어로물 중 관객 동원수 1위를 차지하게 된 것.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아이언맨3’는 지난 12일 하루 동안 38만 9895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744만 2908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어벤져스’가 동원한 707만 4867명의 기록을 훌쩍 넘긴 것으로 우리나라에 개봉한 슈퍼히어로물 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경신한 성적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언맨3’는 ‘아바타’, ‘트랜스포머3’, ‘미션임파서블:고스트프로토콜’에 이어 전체 외화의 흥행기록 중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베트맨이나 슈퍼맨 등 전형적인 슈퍼히어로 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약한 아이언맨이 이런 사고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인간적이라 매력 있는 영웅
관객들과 언론, 대중이 입을 모아 말하는 ‘아이언맨’의 가장 큰 저력은 무엇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에 있다. 보통 슈퍼히어로들은 자신의 정체를 어떻게 완벽하게 숨기느냐를 고민한다. 겸손하고 수줍은 이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공을 모두 분신인 슈퍼히어로에게 돌린 채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편을 택한다. 진짜 모습과 분신의 이질감이 주는 모순은 종종 영화 속에서 갈등의 한 축을 이룬다.
그러나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애초 자신의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인정한 쿨한 남자다. 그는 현실의 세계에서 많은 팬들을 거느린 일종의 연예인 같은 히어로로 살아간다. 위기의 순간에도 툭툭 내뱉는 촌철살인 유머와 명분(?)에 집착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과단성, 엄청난 지능과 재산까지 갖춘 그는, 잘난 척을 할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 때문에 더 매력이 있는 인간적인 영웅이다. 너무 진지한 배트맨, 착하기만 한 슈퍼맨 보다 훨씬 친근감이 있는 존재인 것.
-‘어벤져스’의 인기, 바통 이어 받았다
‘아이언맨3’는 전작들인 ‘아이언맨1’, ‘아이언맨2’보다 ‘어벤져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편은 ‘어벤져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의 세계에서 스스로의 무기력함을 깨닫게 된 토니 스타크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어벤져스’에서 초인적인 힘을 가진 다른 히어로들 보다 전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3’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무기인 슈트 만들기에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총 707만4867명의 관객을 모은 ‘어벤져스’는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마블 코믹스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해 지구의 안보를 지킨다는 내용의 웰메이드 오락물로 한국에서 경이적인 흥행기록을 내며 인기를 끌었다. ‘어벤져스’를 이미 본 700만의 관객들은 그 뒤를 잇는 격의 작품인 ‘아이언맨3’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터. 700만을 넘은 ‘아이언맨3’의 인기 뒤에는 ‘어벤져스’의 후광이 있음을 말할 필요도 없다.
-경쟁작이 없는 최적의 시기
‘아이언맨3’가 이토록 많은 수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시기에 개봉했다는 것에도 이점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천만을 넘긴 한국 영화가 세 편이나 나오는 등 한국 영화의 기세가 무서운 것이 현실이지만 ‘아이언맨3’가 개봉한 4월 말부터 현재(5월 중반)까지 한국영화를 비롯해 외국영화 중에서 이 영화에 대적할 만한 블록버스터급 작품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2위는 ‘고령화 가족’, 3위는 ‘전국노래자랑’ 등 소규모의 잔잔한 한국 영화들이다. 그 뒤를 ‘크루즈 패밀리’,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 등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잇고 있다.
따라서 '아이언맨3'는 천만 관객 동원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봉예정작 중 위협이 될 만한 경쟁작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위대한 개츠비'와 시사회 후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 '몽타주' 정도가 다다. 개봉한 후 한달도 되기 전에 700만을 가뿐히 넘긴 이 영화가 ‘트랜스포머3’, ‘미션임파서블:고스트프로토콜’ 등을 제치고 '아바타'의 뒤를 이어 천만 외화가 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