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e스포츠 최고의 화제는 단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다. 42주 연속 온라인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점유율은 무려 40%(5월 12일 기준 39.99%)에 육박한다. 하지만 LOL에 비해 국내 최고 인기종목을 자처하던 스타크래프트2는 갈수록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출시 이후 딱 두 달이 지난 12일의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91%로 LOL에 비해서 40분의 1 수준이다.
자유의 날개와 달리 군단의 심장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라는 단일 형태의 글로벌 리그에서 KeSPA 소속 선수들과 ESF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을 비롯해서 흥밋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흥행 불씨를 지폈다고 말하기에는 분명 약하다.
출시 이후 두 달이 되도록 힘을 못쓰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점유율면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건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네이버나 트위치를 통해 나가는 온라인 반응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용산 경기장은 분명 관중이 늘어났다. 주말에 열리는 경기는 300명 이상 관람을 하러 오고 있다"며 향후 점점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잘라서 "재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볼 거리가 있어야 흥행을 한다는 프로 스포츠의 흥행 논리로 본다면 이 관계자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재 프로리그는 경기 운영이 너무 방만하다. 하루 두 경기씩 할 경우 경기시간이 8시간 가까운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비해 선수단 숫자가 줄어들었음에도 7세트 경기를 고집해 경기의 질이 분명 낮아졌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다른 협회측 프로게임단 감독들과 e스포츠 관계자들도 동조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장에서 팬들이 보는 환경이 예전에 비해 나빠진 곳도 있어서 문제다.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우스갯소리로 신도림 경기장 같은 경우는 팬들보다 선수와 관계자들 숫자가 더 많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예전 삼성동 시절 메가웹스튜디오나 세중게임월드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때는 관중이라도 있었다"며 관람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현장 관람개선 문제도 분명 시급한 것이 사실. 시선을 끄는 빅매치나 관심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들이 오지만 현장 상황은 관람하기에 녹록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 프로젝터에서 경기 영상을 틀어주고, 경기가 열릴 때는 '귀맵'을 우려해 해설 소리를 줄여서 실질적인 관람이 쉽지 않다. 쉽게 말하면 잘 안보이고, 잘 안들리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SPOTV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면서 "현재 신도림경기장은 일주일 2회를 임대한 것이다. 프로리그만을 위해 임대한 것이라 투자가 이뤄지기 쉽지 않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협회의 무리수도 지적했다. 선투자가 이뤄지는 관점이 아닌 상황에서 무리하게 후발주자를 끌어드리는 것이 아니냐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1999년부터 게임방송을 시작한 온게임넷은 어느 정도 많은 부분을 e스포츠에 기여했고, 스타크래프트 종목에 대한 투자도 스타리그나 프로리그를 통해 많이 했다. 최근에는 HD화질 공사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MBC게임이 사업을 접을 때 쯤 시작한 그래텍 역시 곰TV스튜디오 시작할 때 60억원에 가까운 돈으로 e스포츠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3월 강남 스튜디오 이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투자가 들어갔다"면서 "정상적으로 시설을 갖추고 해도 현실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리그 흥행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리그 개편에 대한 논의나 경기장 이전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는 협회 관계자의 전언. e스포츠 간판리그였던 프로리그를 주최하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e스포츠의 큰 형님으로 '실리'와 '명분'을 조화해야 하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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