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성강 “이병헌, 동양男 향한 선입견 바꿨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5.13 17: 36

마초들의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저스틴 린 감독)에는 배우 송강호와 소지섭을 섞어 놓은 듯 닮은(?) 동양인 한 명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극 중 한으로 등장하는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성강(본명 강성호)이다. 그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격인 ‘패스트&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부터 시작해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에 연이어 출연하며 시리즈를 연결하는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한은 영화에서 유려한 운전 실력 뿐 아니라 조용하고 믿음직스러운 성격으로 팀 내 최고의 미녀 지젤을 매료시킨 매력남. 이민 2세인 성강은 영화 ‘진주만’과 ‘다이하드4.0’, ‘닌자 어쌔신’ 등에 얼굴을 비추며 할리우드에서 조금씩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성강은 13일 오후 서울 논현동 리츠 칼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영화에 대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남자 배우를 향해 갖고 있는 선입견들을 몸소 경험한 그는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시리즈에 출연중인 배우 이병헌에 대해 “‘지.아이.조2’가 너무 좋은 것은 이병헌의 몸이 멋있게 나온다는 점이다. 이병헌은 동양 남자의 몸도 멋있고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미국에서 동양 남자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또 이병헌은 연기를 아주 잘한다. 운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 것이라 매우 좋게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또한 그는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한국 배우로 송강호를 꼽았다. 실제로도 송강호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그는 “칭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도 “기분이 좋다.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 연기를 너무 잘 하신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다음은 성강과의 일문일답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뭔가
감독 저스틴 린과는 UCLA 다닐 때부터 알았다. 당시 영화를 감독님과 처음 찍었는데 그 독립영화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감독님으로부터 ‘패스트&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의 일을 받아 하게 됐다. 당시 저스틴 린 감독은 ‘이 영화에 들어갈 수 없다, 나쁜 사람 역 밖에 없다. 그렇지만 여기에 와서 프로듀서 만나고 연기 보여주라’며 나를 촬영장으로 불렀다. 이후 저스틴 린 감독이 영화에서 굉장히 멋있는 역을 줬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동양사람 쿨하냐'고 물었고, 감독이 (골라 준) 테이프를 보라면서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 저스틴 린 감독이 많은 도움을 줬다.
-전공은 법학인데 어떻게 연기를 하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연기하고 싶었고 꼬마 때부터 연기했다. 한국 부모를 알지 않나. 반대를 하시긴 했다. 그러나 부모님이 나중에는 하면 열심히 하라고 했다. 어쩌면 내가 태어난 시기가 잘 맞았던 것 같다. 동양사람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나
당연히 할리우드 배우는 조지 클루니다. 그는 슈퍼스타지만 굉장히 늦게 뜬 편이다. 그리고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굽히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거만하지 않고 잘난척하는 모습이 없다, 나도 나이를 먹고 그런 느낌과 카리스마가 있으면 좋겠다. 조지 클루니가 예전에 한 이야기가 있다. 뜨기 전에 자기에게 돈이 없어서 레드카펫 가면 옷 갈아 입는데, 아르마니의 턱시도를 하나 사서 그것만 입었다고 한다. 검정색을 사야 사진 찍으면 똑같은 것 모른다고. 저도 똑같은 것을 사서 그 양복을 많이 입는다.
 
-한국 문화 위상이 높아졌는데 한국계 배우로서 활동하는데 간접적인 영향이 있나
지금 여기 이렇게 한국에 다시 올 수 있는 것이 그것(영향력) 때문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도 한국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다.
-과거에 비해 할리우드에서 한국인들의 입지 높아졌나
솔직히 감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배우들 중 일 하는 동양인들은 다 한국인이다. 한국의 영향력이 많이 커져서 그런 것은 아니고, 한국 사람이 원래 고집이 세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일을 하려면 고집이 세야 한다. 멀리 생각해야 한다. 배우 하고 싶으면 얼마나 힘든가. 오디션 100개 중 한 개 잡기도 어렵다,
-본인도 100개의 오디션에 도전했나
500개 도전했다. 아니 100개.(웃음)
-영화가 가족이라는 테마 중요시 한다.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였나
실제로 맞다. 이 영화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가족이라는 주제 때문이다. 빈 디젤이나 저스틴 감독이나 위에서 다 캐릭터 나오자 마자, 멋있게 나오게 하려고 도와 주니까 우리는 촬영을 갈 때 부담이 없었다. 보통 영화가 들어가면 주인공이 아닐 경우 '내가 여기 왜 있나'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감독이나 빈 디젤이나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써 준다.
-한국 활동할 계획은 없나
하고 싶다. 한국인 영화 감독들이 너무 영화 잘 만드니까. 그렇지만 미국에서 영화 몇 개 나왔다고 교포로 명함 내밀면서 그렇게 역을 얻는 것은 하기 싫다. 나랑 맞을 수 있는 작품, 좋은 감독, 연기를 보여줄 역이 있으면 당연히 하고 싶다. 공짜라도 하고 싶다. 근데 할리우드에서 일했다고 나오는 건, 멀리 생각하는 게 아닌 것 같다. 한국 사람을 무시하는 거다.
-한국에서 작업 한다면 누구와 하고 싶나 
송강호씨와 하고 싶다. 
-실제로 얼굴이 닮았는데
닮았다는 말을 매일 듣는다. 연기를 잘 하는 분이니까, 고맙다. 그런데 송강호씨가 잘 생겼나?(웃음) 소지섭도 닮았다 많이 듣는다. 소지섭은 잘 생겼다. 소지섭과 송강호가 애를 낳으면 나라는 얘기도 들었다.송강호씨 나오는 영화를 보면 연기 너무 잘하더라.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나의 아빠 역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또 '아저씨'의 감독인 이정범 감독도 같이 일 했으면 좋겠다. 이병헌도 그렇다. 여자는 내 와이프 때문에 말하지 말아야겠다.
-극 중 지젤과 러브라인이 있지만 깊은 애정이 있는 장면은 없다. 아쉬운 부분은 없나
후회가 없다. 그런 신이 있으면 부인이 화를 낸다.(웃음) 지젤과 나의 러브신이 5편에 있는데 부인이 화냈다. 
-목표가 있다면
오스카, 한국 사람이 오스카 가면 왔다고 생각. 야구 선수, 골프 선수, 대학교 채어맨도 있는데 한국 배우들, 다른 한국 배우들 길을 열어주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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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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