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올슨, 두산은 왜 못 바꾸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14 10: 30

부상 회복기가 길어진다. 그가 비운 자리로 인해 계투 요원을 선발로 메우는 고육책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왜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30)을 바꾸지 못하고 있을까.
두산은 올 시즌 전적 19승 1무 12패(13일 현재)로 3위를 기록 중. 선두 넥센과는 두 경기 차에 4위 KIA와는 한 경기 반 차. 한때 팀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두산은 8일 SK전 12-13 역전패와 12일 NC전 5-17 대패 등으로 팀 평균자책점 4위(4.12)까지 곤두박질쳤다. 팀 타율 2위(2할7푼9리) 득점 1위(184득점)로 살아있는 공격력이 위안거리다.
현재 두산의 투수진은 전체적인 체력 소모도가 크다. 3선발 이용찬이 시즌 전 팔꿈치 수술로 인해 재활 중인 이유도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허벅지 부상 중인 올슨의 공백 여파. 올슨은 지난 4월 12일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고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물러난 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회복과 마운드 복귀까지 한 달 안에 결정될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올슨은 아직도 함흥차사다. 50m 이상의 롱토스나 러닝은 소화 중이지만 아직 불펜 투구 등은 치르지 않은 올슨이다. 올슨의 공백으로 인해 5선발 김상현이 계투와 선발을 오가고 이정호-유희관-이재우가 계투로 출발했다가 임시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이정호와 유희관이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다면 이재우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냉정하게 봤을 때 올슨의 교체 이야기가 나올 법한 상황. 그러나 두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체 시점이다. 지금 새 외국인 선수들을 찾아봐야 별다른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에 정통한 한 야구 관계자는 “대체로 국내 리그에서 탐내는 수준의 투수들은 지금 메이저리그 콜업을 놓고 전력투구하는 시기다”라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지금 시기에 괜찮은 투수에게 러브콜을 보내봐야 십중팔구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유로 들어 고사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4월 하순 한국 땅을 밟은 헨리 소사(KIA)의 경우는 당시 한화마저 난색을 표했을 정도로 트리플A 성적이 너무 안 좋아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일단 단념하고 한국에 온 케이스. 에이전트 측이 선수의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는 금액을 불러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보류권을 갖고 있는 켈빈 히메네스나 지난해 마무리로 뛰었던 자유계약 신세의 스캇 프록터를 다시 불러들이는 일은 없을까. 히메네스의 경우는 2010시즌 후 3년 만의 복귀가 예정되었으나 갑작스러운 팔뚝 부상으로 인해 오지 못했다. 당시 구단에서는 “캠프로 와서 재활해도 좋다”라는 언질을 했으나 히메네스가 거부했다.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해서 선택했던 두산 입장에서는 고깝게 보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프록터의 경우는 지난해 35세이브(2위)를 올리며 외국인 마무리 최다 세이브 기록을 올린 데다 팀원들과의 조화도 굉장히 좋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틀 연속 블론세이브로 인해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 컸고 투구 내용도 다소 불안정했다는 평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 시즌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볼티모어로 이적했으나 방출된 프록터는 현재 대만리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상 이전 올슨의 공을 보고 무브먼트가 괜찮다고 판단했던 두산인 만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52에 그쳤으나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각이 좋은 슬러브를 기억하고 있는 두산이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곧바로 선발로 쓸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는 중. 치료 다 시켜주고 퇴출시킨다면 팀 입장에서도 아까운 것이 사실이다. 성격이라도 나쁘면 모를까 바보같이 착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쓰려고 하니 당장 쓸 수 없다. 그야말로 계륵이다. 그의 빈자리로 인해 투수들의 책임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두산은 올슨을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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