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에게서 이승엽의 향기가 난다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5.14 11: 06

[OSEN=이우찬 인턴기자] 나성범(24, NC 다이노스)에게 이승엽(37, 삼성 라이온즈)의 향기가 난다.
프로 1년차 신인 나성범. ‘아시아 최다 홈런(56개), 5차례 정규리그 MVP, 한일통산 500홈런’ 등 이미 전설이 돼가고 이승엽. 비교할 수 없는 기록과 13년이라는 나이 차이. 국민타자와 루키.  비교 자체도 결례일 수 있다. 그러나 나성범은 이승엽의 흔적이 있다.
나성범은 14일 현재 정규리그 6경기에 출전 홈런 2개, 타율 3할6푼이다. 장타율(.680)과 출루율(.448)도 높다.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나성범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모처럼 프로야구 판을 뒤흔들만한 스타성을 갖춘 선수의 등장으로 팬들은 뜨거운 눈길을 주고 있다. 

나성범은 ‘국민타자’로 불리는 이승엽과 공통점이 적지 않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부터 닮았다. ‘투수’ 나성범은 2007년 진흥고 3학년 시절 7개 대회에서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패를 기록했다. 30⅔이닝 동안 29탈삼진 20실점(11자책)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했다. 150km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메이저리그 러브콜도 받았다. 그러나 어깨 통증으로 구속이 떨어져 MLB 진출은 좌절됐다.
이승엽 또한 고교시절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경북고 1학년 시절 ‘황금사자기’ 8강전에 구원등판해 5이닝 1피안타로 승리투수가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청룡기’에서 최우수투수상도 받았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1994년 세계청소년 대회 국가대표 시절엔 투수로는 나서지 못했다. 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3홈런과 13득점으로 홈런상과 득점상을 차지했다.
나성범은 2012년 NC 지명 후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투수보다 야수로 뛰는 것이 낫다. 가능성 있는 만큼 많은 경기에 나서는 타자로 전향하는 것이 좋다”는 김경문 감독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94경기에 나와 타율 3할3리 96안타 16홈런 67타점 29도루를 기록했다. 안타-홈런-타점-도루-장타율 등 5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몸에 맞는 볼 33개는 그의 투지를 증명한다.
이승엽은 1995년 삼성에 입단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투수로서 생명이 고비를 만났다. 이 때 우용득 감독과 박승호 코치의 설득으로 타자로 전향하며 반전을 맞았다. 그 해 365타수 104안타 타율(.265) 13홈런 73타점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성실함과 착한 성품 또한 나성범이 갖고 있는 무기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에서 몸에 맞는 볼 등으로 견제에 쉽게 화내면 너가 지는 거다. 너가 되도록 최대한 참고 경기에 임하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었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을 치르고 유구골 골절상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픔을 참고 모든 훈련에 정상적으로 나섰다. 그런 성실함과 투지를 김 감독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승엽은 한국 역대 최고 타자라는 찬사를 받는 선수다. 그의 통산 500 홈런은 13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25명만이 갖고 있다. 성실함이 없다면 세울 수 없는 기록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30대 중반이 넘어 복귀한 지난 시즌도 3할7리 21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이승엽은 프로 최초 9년 연속 20홈런도 노린다. 성실함과 자기관리를 빼놓고는 도전할 수 없는 기록들이다.
물론 나성범과 이승엽은의 플레이 스타일은 약간 다르다. 이승엽이 정확성과 파괴력을 동시에 갖춰 투수와의 수 싸움에 능한 선수라면 나성범은 빠른 배트 스피드와 절묘한 배트 컨트롤이 장점이다. 수비는 이승엽이 경험과 센스에서 오는 넓은 1루 수비 범위를 보인다면 중견수 나성범은 빠른 발로 수비 범위를 커버한다. 분명한 것은 나성범의 잠재력은 이승엽의 향기가 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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