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김상식이 되고 싶다"-권경원. "제 1의 권경원이 되어라"-김상식.
권경원(21, 전북 현대)이 팀의 고참이자 자신에게 조언을 아낌 없이 해주는 김상식(37, 전북 현대)을 롤모델로 꼽고 있다. 김상식과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신인 권경원의 꿈이다. 하지만 김상식은 16살 어린 후배가 자신을 넘어 제 1의 권경원이 되길 바라고 있다.
권경원에게 김상식은 바라보기만 하던 존재였다. 영생고 시절 전북의 2군 경기에 참여하면서 김상식을 보기는 했지만, 그 때까지 권경원은 프로 선수를 꿈꾸지 못했다. 그저 김상식은 자신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만큼 전북 입단 이후 김상식은 권경원이 의존하는 존재가 됐다. 포지션이 비슷한 것도 한 몫 했다.

권경원은 "상식이형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데뷔전을 치를 때도 그렇고 큰 경기를 할 때 물어보면 안정감을 심어주신다. 형이 하던대로 하고, 형을 믿고 하라고 하니 든든하다. 중앙 수비수로 투입됐을 때에는 형을 계속 보고 시키는대로 하면 지지 않았다"며 "계속 성장해서 제 2의 김상식이라는 말을 상식이형한테 듣고 싶다. 오랫동안 형과 같이 뛰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상식은 권경원이 탐탁치 않다. 제 2의 김상식이 아니라 좀 더 좋은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어서다. 김상식은 "경원이는 대학에 졸업도 하지 않고 입단했다. 그럼에도 신체조건은 물론 위치선정과 하려는 의지가 매우 뛰어나다. 그라운드에서의 투지는 물론 평소 생활도 바람직하다. 그런 점을 봤을 때 충분히 대성할 것 같다"면서 "나는 특별한 것이 없는 선수다. 경원이는 더욱 좋은 선수가 되어야 한다. 난 경원이 나이 때 저 정도도 못했다. 제 2의 김상식보다는 제 1의 권경원이 되길 바란다"며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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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김상식 /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