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는 44년만의 리그 우승을 일궈낸 로베르토 만치니(49) 감독을 왜 내쳤어야 했을까.
맨시티는 1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치니 감독의 경질 사실을 발표했다. 최근 영국 언론들이 만치니 감독이 맨시티를 떠날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한 것이 사실이 된 셈이다. 만치니 감독은 직접 나서서 경질설을 부정했지만, 구단이 공식적으로 경질을 인정하면서 맨시티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지난 시즌 44년만에 감격적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팀에 안겼던 만치니 감독이지만 떠나는 길은 쓸쓸했다. 지난 시즌 우승, 올 시즌 리그 2위로 팀을 이끈 만치니 감독을, 맨시티가 내친 이유는 무엇일까.

BBC는 만치니 감독의 경질을 다루면서 이에 대한 이유를 몇 가지 제시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올 시즌의 부진함 때문이다. 리그 2위의 팀이 '부진'을 이유로 드는 것은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2년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탈락이라는 성적표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타이틀 레이스에서 지나치게 일찍 뒤떨어졌다. 맨체스터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승장구하며 승점을 쌓아 일찌감치 선두를 달리면서 두 팀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고, 결국 맨유에 조기 우승의 기쁨을 안겨주고 말았다.
계속되는 부진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FA컵 결승전이었다. 우승컵을 눈 앞에 두고 있었던 맨시티는 현재 리그 18위로 강등권에 머물러있는 위건을 상대로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공은 둥글다'지만, 전력면에서도, 성적면에서도 맨시티가 월등히 앞선 상황이었기에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시점에서 구단 이사진들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BBC는 여기에 그 동안 만치니 감독이 보여준 평소의 행동들도 구단이 경질을 결정하게끔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만치니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과 끊임없이 불화를 일으켜왔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무단 이탈 소동까지 벌였던 카를로스 테베스, 만치니 감독에 의해 공개적으로 날선 비난을 받아야했던 조 하트, 거친 독설을 나눈 사미르 나스리와 이제는 팀을 떠나 AC밀란으로 이적한 마리오 발로텔리 등이다.
구단 이사진들이 만치니 감독을 곱게 보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맨시티의 선수 영입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BBC는 "만치니 감독은 에덴 아자르, 다니엘레 데 로시, 로빈 반 페르시 등의 선수를 영입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이 주장했던 스타급 선수들 대신 B급 선수들만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치니 감독은 "우리는 중요한 선수들을 놓쳤다. 그들이 있었다면 리그 우승도 가능했고, 챔스에서도 활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구단이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보강해주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을 터뜰기도 했다.
결국 만치니 감독의 경질은 그 동안 쌓여온 선수단과의 불화와 팀의 정책을 비난하며 구단 이사진들에게 밉보인 점, 그리고 성적 부진이 겹친 결과인 셈이다. BBC는 "만치니 감독은 페예그리니 감독의 부임설에 관해 물었을 때 '2주 안에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당신들은 지난 6개월간 멍청한 기사나 쓰고 있었던 것이고, 사실이라면 난 멍청이다. 도저히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이제는 그도 (무엇이 진실인지)알 것이다"라며 신랄한 어조로 그를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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