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발투수들은 보통 자신이 특별하거나 귀중한 승리를 올리고 나면 선수단에 간식을 돌리면서 고마움을 표시한다.
넥센 히어로즈 우완 김영민(26)은 조금 다르게 지난 8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40잔의 아이스커피를 돌렸다. 앞선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을 거두지 못했던 김영민은 팀 승리와 개인 첫 승에 대한 염원을 담아 커피를 선물했다.
그때문일까. 김영민은 이날 5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팀의 3-1 승리를 바라보며 그토록 바라던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치면 299일 만의 승리였다. 김영민은 14일 목동 한화전 등판을 앞두고 커피 40잔을 또 주문했다.

공교롭게 좌완 강윤구(20)도 김영민이 처음 커피를 쏜 뒤인 12일 목동 SK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팀 선후배에게 아이스커피를 돌렸다. 강윤구는 이날 5이닝 2실점으로 물러났으나 팀의 8-5 역전승으로 패전투수를 면했다.
김영민에게 커피가 징크스가 되지 않을까. 김영민은 쑥스러워하며 "징크스가 되더라도 팀이 이기면 좋겠다"고 웃었다. 강윤구는 "등판날이라 돌린 것이 아니라 지난 7일 팀 선배들이 역전으로 승리투수를 만들어준 것이 고마워서 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가 어떻든 넥센은 최근 선발진의 탄탄한 호투와 타선의 뒷심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투수들과 야수들간에 허물없이 마음을 표현하는 팀 분위기가 넥센의 단독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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