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이 퇴장당해 10명이 싸운 FC서울이 험난한 베이징 원정길에서 막판 집중력을 보이며 실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FC서울은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워커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베이징 궈안과 경기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경기를 실점 없이 무승부로 마친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서울은 몰리나가 빠지고 에스쿠데로와 고요한이 데얀의 뒤를 받쳤다. 하대성-고명진 콤비가 중원을 조율했고 아디가 김치우 김진규 김주영 최효진의 포백라인의 앞에서 수비를 지휘했다. 베이징은 프레데릭 카누테와 호프레 게론을 앞세워 서울의 골문을 두들겼다.

상대는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 스틸러스를 무너뜨리고 올라온 팀이었다. 여기에 중국 원정이라는 부담스러운 여건까지 겹쳤다. 그 때문인지 서울은 전반 베이징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카누테와 게론으로 이어지는 베이징의 공격에 위험한 순간도 나왔지만 김용대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설상가상으로 베이징의 거친 플레이에도 심판은 쉽게 휘슬을 불지 않았고, 전반 33분 에스쿠데로가 햄스트링으로 쓰러지면서 예상보다 일찍 교체카드를 쓰게 되는 등 서울에 있어 불리한 상황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서울은 실점 없이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고, 후반 초반 패스워크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나가기 시작했다. 공세에 나선 서울은 후반 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디의 헤딩이 수비에게 걸리고 후반 12분 김치우-윤일록에서 이어진 크로스를 받은 몰리나의 슈팅도 크로스바를 벗어나면서 득점 기회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에스쿠데로의 부상에 이어 또 한 번 서울에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7분 카누테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이날 양 팀 통틀어 첫 경고를 받은 최효진이 후반 15분 역시 카누테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한 것. 반칙성 플레이였지만 전반 내내 베이징의 거친 플레이에도 경고를 주지 않았던 주심이 불과 10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카드 두 장을 연달아 꺼낸 것이다.
원정 경기의 압박에 수적 열세까지 더해지자 체력적 부담은 더욱 커졌다. 베스트 일레븐에 가까운 스쿼드로 리그와 ACL을 병행한 서울은 베이징의 거센 압박에 수 차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서울의 집중력은 10명으로 싸우면서 더욱 날카로워졌다.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하자 초조해진 쪽은 베이징이었고, 서울은 베이징의 파상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내며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힘든 원정경기서 실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서울은 일주일 후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승리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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