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정의윤, ‘무관 매직’으로 LG 반격 이끄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15 06: 04

언젠가는 LG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이들이 마침내 반격의 선봉장이 되려 한다.
이대형(30)과 정의윤(27)은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고전 중인 LG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둘 다 시즌 시작은 주춤했지만 지난 몇 경기 동안 타석에서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 방향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형은 5월 타율 2할8푼6리 출루율 3할6푼6리, 정의윤은 5월 타율 3할5푼1리로 침체에 빠진 타선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시범경기서 수비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한 이대형은 지난 4월 11일에 1군에 합류, 약 열흘 정도 늦게 올 시즌을 맞이했다. 4월까지는 좌완 선발투수가 나올 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으나 최근 3경기 연속으로 1번 타자로 출장, 자기 자리를 찾았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지난겨울 김무관 타켝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임한 변화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형은 전지훈련에서 배트를 짧게 잡고 스윙폭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2012년 전지훈련 당시 타격 후 1루 베이스 쪽으로 몸이 쏠리는 습관을 고치려고 했던 것에 이어 타격 메커니즘 전체를 바꿔버렸다. 김 코치는 이대형의 변화와 관련해 “애초에 홈런 타자가 아닌데도 스윙이 컸다.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안타가 된 타구를 돌아보면 이대형의 변화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대형이 올 시즌 기록한 17개의 안타 중 14개가 외야수 앞에서 떨어지는 타구다. 내야안타는 단 3개 밖에 안 된다. 빠른 다리를 무기로 내야안타 비중이 극도로 높았던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실제로 이대형은 타율 3할8리를 기록했던 2007시즌 당시 총 139개의 안타 중 번트안타를 포함한 내야안타가 46개, 외야안타가 93개로 내야안타 비율이 33%였다. 이후 2011시즌까지 내야안타 비율은 갈수록 높아졌고 3할 타율로 복귀하지 못했다. 상대 내야진이 내야안타의 비중이 큰 이대형을 분석, 전진 수비 시프트를 펼친 결과였다.
김 코치는 14일 이 부분에 대해 “내야안타보다 외야안타가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대형이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내야진이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내야안타를 기록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며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달라지고 있다. 꾸준히 지켜야할 부분을 가져가고 있다. 좋아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정의윤의 가파른 상승세 또한 주목할 부분이다. 시즌 첫 17경기 동안 타율 1할6푼2리를 기록했던 정의윤은 지난 4월 30일 시즌 첫 홈런포를 터뜨린 경기부터 최근 11경기 타율 3할4푼1리로 반등했다. 이대형과 마찬가지로 정의윤 또한 4월에는 플래툰이 적용됐지만 최근에는 상대가 우완 선발투수를 마운드에 올려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구질도 좋다. 최근 11경기서 때린 안타 14개 모두 외야를 향하고 있는데 이중 5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부터 잠실구장에 적합한 중장거리형 타자로 컨셉을 잡고 김무관 코치와 머리를 맞댔는데 이대로라면 컨택 능력 향상과 더불어 LG 장타 가뭄의 해답이 될 수 있다.
김 코치는 정의윤을 두고 “단거리 타자가 아닌 만큼 안타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중장거리 타자라는 인식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만족할 수는 없다. 필요할 때 한 방을 치는 타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 팀에 장타가 안 나오는 약점을 해결해 줄 인물이다”고 욕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비췄다.
LG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휴식 및 단체 훈련에 임하며 전력을 정비 중이다. 우선 과제는 타선의 응집력을 되찾는 것. 안타가 득점으로 이이지지 않는 고질병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김 코치는 해결책으로 “(오)지환이나 대형이가 출루를 많이 하고 큰 거 하나가 터져야 득점에 물꼬를 틀 것”이라고 전했다. 리그 최정상급 스피드를 지닌 이대형과 한 방을 칠 수 있는 정의윤의 활약이 LG 반격에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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