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해지는 비결, 죽어도 뛰는 타자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15 06: 07

넥센 히어로즈 타자들의 발이 단체로 빨라진 것일까.
넥센 타자들은 올 시즌 짧은 안타에도 2루까지 뛰는 경우가 많다. 1루주자는 후속안타에 3루까지 뛴다. 도루 실패도 많은데 1번부터 9번까지 될 때마다 뛴다. 지난해 팀도루 1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주루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많이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지난 12일 목동 SK전에서 넥센은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의 정석을 보였다. 서건창은 정근우의 실책에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렸고 박병호가 안타에 1루에서 3루로 달리는 동안 타자 강정호는 2루까지 뛰었다. 김민성 역시 서건창의 짧은 안타에 1루에서 3루로 쇄도하며 결승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플레이는 염경엽 넥센 감독이 지난해 말 취임한 후부터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강조한 부분이다. "한 베이스 더 가고 한 베이스를 덜 줘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염 감독의 지론이다. 선수들 역시 최근 들어 그 이야기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깨닫고 있는 모습이다.
김민성은 "요즘 우리 팀 타자들은 안타 치면 무조건 2루까지 뛴다는 생각이다. '놓쳐라 놓쳐라' 하면서 뛴다. 그렇게 뛰면 사실 위험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역전에 성공하지 않았나. 실패해도 덕아웃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니 계속 시도하게 된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성의 말 속에 넥센이 최근 잘 나가는 이유가 있다. 넥센은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요즘 상승세에 이미 강팀처럼 평가되지만 약했던 이미지를 벗고 서서히 강팀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이다. 어떤 작전도 선수들이 실천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염경엽 감독 역시 이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염 감독은 14일 "내가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선수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요즘 우리 경기를 보면 재미있다.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는 게 보인다. 내가 당부한 것을 요즘 들어 해주고 있으니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플레이와 코치진의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선수단 전체의 조화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넥센이 쉽게 무너져 버리는 일은 보기 힘들 듯하다. 넥센이 진짜 강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바로 그 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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