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체능’이라 빛나는 희한한 게스트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5.15 07: 26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은 참 희한한 프로그램이다. 물론 연예인들이 스포츠 경기를 벌이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예체능’의 독특한 점은 MC들과 게스트들이 한 종목을 정해 몇 주간 팀을 이룬 뒤 프로 선수 못지않은 열정으로 일반인 선수단과 진지한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각종 연예인 전문가(?) 게스트들이 왔다 갔다 출연을 하고, 배우 조달환처럼 진흙 속에 묻혀있던 대박 스타가 나오기도 한다.
개그맨 강호동, 이수근, 그룹 동방신기 최강창민, 배우 조달환은 1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에서 다음 주 대구 월성동 유나이티드와 있을 볼링 시합을 위해 볼링장에서 치열한 연습에 돌입했다. 다른날과 같이 그룹 클래지콰이의 알렉스, 배우 안형준, 개그맨 이병진 등 뛰어난 볼링실력을 지녔다고 알려진 연예인들이 게스트 멤버로 출연했다.
이날 이병진의 활약은 눈여겨 볼만 했다. 이미 알렉스와 안형준의 ‘허당’ 실력에 한 차례 실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기존 멤버들은 뒤늦게 연습장으로 찾아온 이병진에게도 “일단 세 번을 쳐서 세 번 다 스트라이크가 나오게 하라”며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앞서 알렉스와 안형준은 긴장한 탓인지 근사한 외모와 제대로 갖춘 장비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력을 보인 상황. 이에 강호동과 이수근, 조달환 등은 서로에게 “통장을 까봐야 한다”며 게스트 섭외의 실책을 돌려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강호동은 “앞으로는 검증을 해야 한다”며 “(이병진이 기록했다고 한)300퍼펙트가 볼링이 300인지, 당구가 300인지 빚이 300인지 어떻게 아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이수근과 일대일 대결에서 드러난 이병진의 실력은 뛰어났다. 그는 이수근의 도발과 기존 멤버들의 끈질긴 방해 작전에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 연이어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이에 멤버들은 “리스펙 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그를 볼링의 신으로 인정했다. 이병진 역시 “방송 20년이 넘었지만 일어나 활동적으로 방송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앉아서 얘기만 했는데 너무 좋다. 진짜 짜릿하다”며 소감을 말했다.
오랜 기간 연예인으로 활동한 이병진이기에 조달환의 등장 때와 같은 파격적인 맛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진을 찍어 멤버들의 자세를 파악하고, 바삭한 이론지식으로 볼링 선생을 자처하며 팀의 실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앉아서 다른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받아주는 역할을 했을 그가 먹으면서 볼링을 치고, 문워크를 하며 볼링을 치고, 문자를 하며 볼링을 치는 등 묘기에 가까운 볼링 실력을 드러내는 모습은 분명 신선함을 줄만 했다. ‘예체능’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어쩌면 '예체능'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부분 중 하나는 이처럼 색다른 게스트의 발굴일 것이다. '예체능'에서는 '예체능'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는 게스트들이 있다. 인기와 상관없이 그러한 게스트들을 계속해 발굴하고 섭외하는 것이 앞으로도 제작진에게 주어질 숙제이자 부담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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